약사에서 회계사, 새로운 길 개척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임상전문약사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히라타 스미코 약사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약사 출신 회계사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가톨릭대학교중앙의료원 재무관리팀 최명진 과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최명진 과장(중앙대 약대 92)은 첫 사회생활을 병원약사로 시작했다. 그는 약사로 근무하던 중 경영, 재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현재 약사 출신 회계사로 가톨릭대학교중앙의료원 재무관리팀의 일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병원약국 근무하다 회계사 시험 도전
최명진 약사는 중앙대 약학대학 졸업 후 강남성모병원 약제과에 입사해 1년 7개월여간 병원 약사로 근무했다.

근무 당시 일에 점차 적응하자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그 열정으로 곧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회계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딴 것을 공부해 볼려면 지금이 제일 낫겠다는 판단했다”며 “지금이 해보고 싶은걸 해볼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렇게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 최 약사는 경영 재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약사로서는 이례적인 ‘회계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그는 회계사가 되기 위해 2년여간의 준비 끝에 1, 2차 시험에 합격, 2000년 회계사로 첫 발을 내딛었다.

“지금은 기간이 조금 짧아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회계사가 되기위해서는 2년동안 회계법인에서 수습기간을 마쳐야 했어요.”

국내 헬스케어 분야 회계사 업무 적어
최 약사는 수습을 마치고 회계법인에서 일하면서 약사로서 직능을 살려 헬스케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사정상 헬스케어 분야에서 회계사가 일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회계법인에서 일을 계속 하면 IT쪽으로 밖에 안될 것 같아 쉬면서 일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런 고민 끝에 회계법인을 그만두고 프리로 회계사 일을 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또한 쉬는 동안에는 회계사로서의 일 뿐만 아니라 개국약사로도 1, 2년 근무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을 지속했고 결국 강남성모병원에 약사로 재입사를 결정했다.

하지만 재입사 후 그가 다시 약사로 근무한 기간은 2개월여. 결국 의료원 재무관리팀으로 옮겨 약사 출신 회계사인 그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당시에 약제부장님도 회계사로서의 직능을 살리는 것이 나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고, 실제로 의료원에서도 회계사로 경력을 인정받고 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배려해 주신거라고 생각해요”

이에 따라 최 약사는 현재 가톨릭대학교 중앙의료원 재무관리팀에서 유일한 약사 출신 회계사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이나 외국은 병원, 제약, 의료장비 등의 헬스케어 시장이 큰 편이라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부족해 많은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결국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병원에서 일을 하게 된 셈이죠”

약사 경험 회계사에도 큰 도움
그는 “병원의 경우 특이 사항 등이 생길 수 있지만 의료원에서는 의료원 내 전체 병원의 자료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일을 한다”며 “현재는 재무 분야 중에서 경영분석과 차입 등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병원 재무관리팀에서 회계사로 일하고 있지만 약사에 대한 마음은 여전하다. 또한 그는 경영이나 재무 등에 대한 관심이 회계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요인이 됐지만 약사로서의 경험과 공부 역시 현재하는 일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

사실 병원 약사로 근무하면 약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병원 전반적인 약무를 배우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병원 재무 분석 등에서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약사에서 회계사로 직업을 바꿨지만 약사라는 직업이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그리고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더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지만 지금 보면 약사들이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걸 보면 그땐 어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

그런만큼 최 약사는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할 당시 동료들과도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약제부와 지속적인 교류를 하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함께 근무했던 약사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등 개인적인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