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들이 제기한 PM2000 개인정보유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원고자격 입증 여부에 우선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3일 오전 10시 20분 법정 558호에서 PM2000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 2차 변론을 진행했다.

올해 2월 의사 1,201명과 환자 901명이 대한약사회, 약학정보원, IMS헬스코리아 등을 상대로 54억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

이번 소송에서 의사와 환자들이 약사회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원고자격 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적격 심사가 1차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원고들이 PM2000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실제로 PM2000을 통해 이뤄진 것인지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만약, PM2000이 아니라 다른 청구프로그램을 통했다면 원고자격이 상실돼 이번 손해배상 소송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원고측 대리인은 “PM2000의 처방·조제 정보가 건강보험법에 따라 심평원에도 전달되는 만큼 심평원 자료를 통해 원고들의 정보가 PM2000에서 제공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일단 원고적격 여부가 성립되면 이들이 주장하는 PM2000 개인정보 유출로 받은 손해나 피해 사실 입증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고 대리인은 “현재 PM2000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관련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 발표시점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 조사결과가 나와야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증거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찰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현재로서는 원고측에서 제시할 수 있는 증거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약사회 등 피고측 대리인은 이날 변론에서 처방전의 주민등록번호, 의사 아이디와 성명, 발행기관 등이 PM2000에서 가상코드로 암호화되는 과정과 상태를 준비서면으로 법원에 제출했다.

피고측 대리인은 “약국에서 약학정보원으로 넘어오는 단계부터 환자 주민번호나 의사 성명 등은 원래 정보와 다른 암호값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리인은 “IMS도 지금은 PM2000에서 주민번호에서 자동 추출한 생년월일 중 월만 제공받는다”며 “암호화된 정보를 해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PM2000에서 약학정보원이나 IMS에 보낸 주민등록번호, 의사아이디와 성명 등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암호되는지 전체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전에는 어떻게 암호화해서 관리했는지 법 시행 전후를 비교할 수 있도록 과거 관리자료도 제출하기로 했다.

한편, PM2000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은 3차 변론은 오는 9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법정 558호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