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약사 기반 선도적 팀의료 실현"

실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6년제 약대의 임상약학 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김은영 교수(이대약대 91)가 다음 주자로 선도적인 약사교육시스템을 이끌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나현오 약제부장(중앙대약대 81)을 추천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약대 6년제에 따른 약대실무실습 교육이 한창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130여명의 약대생들이 필수실무실습을 받았으며, 올해 3월부터는 50~60명의 학생들이 15주 심화실무실습에 들어갔다.

▲ 서울성모병원 나현오 약제부장과 함께한 약제부 이연지·한옥연·민미나 약사(왼쪽부터)

실무실습 프리셉터 66명 확보···탄탄한 강사진
서울성모병원 실무실습에는 가톨릭대, 중앙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등 8개 약학대학에서 실무실습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무엇보다 서울성모병원 약제부 80여명의 약사 중 66명이 프리셉터 자격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강사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전담부서에 담당인력 2명이 배치돼 있을 정도로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었던 터라 실무실습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병원약국실무 서적을 3년 정도 준비해 발간하기도 했다.

서울성모병원에는 병동 전담약사에 기반을 둔 팀의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약대생들이 심화실무실습부터는 의사, 약사, 간호사 등이 병동 회진하는 팀의료에 참가하고, 의사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컨퍼런스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팀의료가 순환기계, 호흡기, 이식, 신경계, 종양 등 10개 분야별로 이뤄지고 있어 각 분야별로 참여하는 약대 실습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는 평가다.

의약품의 투약, 복약상담, 부작용 확인 등 약대에서 배울 때는 현실감이 없었지만 병원 현장에서 처방·조제돼서 투약되는 것을 직접 보면서 신기하면서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니 당연한 결과다.

서울성모병원 나현오 약제부장은 “약대생들이 약학대학에서 이론적으로 배웠던 내용이 생동감 넘치는 병원 현장에서 실질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체득하고 있다”며 “현장 실습에서 약사의 사명감, 책임감, 자세 등 정신적 무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료 적용 분야 확대 등 환자 중심 전환
지난 10여년 전부터 서울성모병원은 팀의료를 시작해 점차적으로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현재는 의사들이 팀의료의 약사 참여를 요구하고 있을 정도이다.

각 병동별 전담약사가 있어 해당 병동의 의사와 간호사 등과 서로 협업에 나서는 등 호흡기 등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약료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병원약국에서 처방전을 일괄로 조제해서 내보내는 업무중심이었다면 병동별 팀의료는 환자와 질병을 중심으로 의사·약사·간호사가 결합하는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이다,

나 부장은 “병동약사가 진료의사에게 의약품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처방이 제대로 됐는지 의사와 간호사에게 피드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약력관리에서부터 복약지도에 이르기까지 전담 분야에 대한 사명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서울성모병원 나현오 약제부장과 병원약국 실무실습 중인 약대생들.

이러한 병동 전담약사 시스템에서 실무실습하는 약대생들이 향후 국내 병원의 가져갈 포지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물론, 실무실습에 나서는 프리셉터들이 쉬운 것은 아니다. 병원 업무를 보면서 근무시간 외에 약대생 실무실습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 부장은 “후배 약사들을 양성한다는 사명감에 프리셉터 약사들이 별도로 시간을 내서 교육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인력 충원이 이뤄지는 만큼 실무실습 학생들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의 체계적인 약사 교육시스템은 지난해 한국임상약학회에서 교육 분야 학술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근무경력 10년 이상 베테랑 튼튼한 버팀목
이 배경에는 약제부 내 임상교육, 약무행정, 의약정보, 의약품관리,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 지역약물감시센터 등의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든든한 책임자 그룹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나 부장은 “성모병원에 10년 이상 근무한 경험 많은 약사들이 많다”며 “안정화된 이들 책임자그룹들이 각 부서별로 제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약제부는 지역약물감시센터로 지정돼 원내와 원외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에도 활발하다. 지난해 4,000건에 이어 올해는 5,000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을 전담하는 3명의 약사가 있지만 전체 약사가 약물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고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교육시켰다.

최근에는 각 병동별로 의약품 조제·관리 자동화 도입을 병원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의사의 처방을 약사가 검토해서 ‘엔터’를 치면 자동으로 의약품이 조제될 수 있는 자동화시스템이다.

나 부장은 “약사들의 역할이 전문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임상약학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중요하다”며 “국내 실정에 맞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환자 중심의 의약품 전문가로 활동하는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