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에 대해 약무정책과와 한의약정책과 내부 부서간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스스로 혼란에 빠졌다.

최근 A약사의 복지부 민원에 약무정책과는 한약사는 ‘한약·한약제제만 판매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한의약정책과는 ‘약국개설자는 처방전 없이 일반약 판매가 가능하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복지부 약무정책과는 약사법 제2조에서 정의한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범위에 따라 한약사가 약국개설자라도 한약 및 한약제제로 의약품 판매 범위를 제한했다.

이는 현행 약사법 각 조에서 말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의 업무영역은 약사법 제2조 정의에서 규정한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구분을 따라야 한다는 법제처의 지난해 8월 법령해석과 동일하다.

약사법 제44조의 약국개설자의 의약품 판매는 약사법 제2조 정의에서 규정하고 있는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범위에 따라야 한다는 법리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약사법 제20조 약사와 한약사의 약국개설과 약사법 제44조 약국개설자의 의약품 판매 등을 들어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가 가능하다는 식의 해석을 내놨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약국개설과 의약품 판매 규정을 각각 조합해 한약사 직능을 옹호하는 어이없는 법 해석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한의약정책과를 항의방문까지 나섰다.

지난해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이 한약사 일반약 판매에 대해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면서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가 약사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동안 한약사 일반약 판매가 검찰에 고발되면 복지부 유권해석을 통해 검찰이 판단을 내리고 지역보건소에서 행정처분을 내리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부천지역 한약사 일반약 판매가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약이기 때문에 판사가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는 게 중론이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A약사는 “부천지역 무혐의처리에 이어 3건이나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한약사 일반약 판매의 무협의처리가 누적되면 역으로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B약사는 “약국개설자의 의약품 판매 규정이 애매모하다”며 “약사법 제23조 약사 및 한약사는 각각 면허 범위에서 의약품을 조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판매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한약사 일반약 판매에 대한 처벌규정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에 한약사 일반약 판매가 거리낌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현재의 한약사 일반약 판매 등 불법 행위를 방치해 둔다면 이 불법이 합법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다.

결국 대한약사회가 복지부 내부의 명확한 입장 정리와 애매모호한 법리적 해석을 유발한 약사법 관련조항의 개정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만약 복지부가 계속해서 불분명한 입장을 보일 경우 약사법 개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이 이슈가 발생한지 1년이 넘도록 뚜렷한 대책을 내오지 못하고 있다.

약사회는 지난해 4월 워크숍에서 한약사 일반약 판매에 대해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하는 것으로 정책방향을 잡은 바 있으며, 같은해 10월 한약관련특별대책위원회 구성을 완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