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매약 100만원 이상 비밀은 ‘신뢰’

약사가 꼼꼼한 복약지도에 하루하루 열정을 쏟으면서도 틈틈이 마라톤으로 건강을 챙기는 자연약국 하소영 약사(성대약대 89)가 톡톡 튀는 감성으로 조제 전문이 아닌 일반약 판매 중심의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약국 김윤진 약사(숙명여대약대 95)를 추천했다.

약국들이 의약분업 이후 처방·조제에 매달리면서 일반약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의 삼성약국만은 다른 점이 있다.

약사 역량으로 끌어가는 삼성약국
하루 평균 100만원 이상의 매약을 올리고 있는 김윤진 약사에게 처방·조제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김 약사가 지난 2009년 도로변도 아닌 건물 안쪽에 지금의 약국자리에 삼성약국을 연 것도 ‘조제’가 아니라 ‘매약’ 때문이었다.

그래서 삼성약국에는 구비하고 있는 비타민제만 여덟 가지가 넘는다. 이뿐만 아니라 치약, 칫솔, 치실, 구강청결제 등 구강용품, 화장품, 각종 파스, 마스크, 동물의약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밖으로 나온 약국 냉장고에는 각 음료마다 이름과 가격표가 표시돼 있어 내방객들이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동물약 매대도 마찬가지로 지금은 내방객들이 직접 집어가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 장청소 등 관련 제품간 묶음 판매도 경영 활성화에 도움

비록 약국이 큰 평수는 아니지만 언뜻 봐도 매약에 주력하고 있는 약국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사실 이 약국을 후배한테 인수할 때도 매약에 마음이 끌렸다.

김윤진 약사는 “약국 자리가 한 번에 20~30만원 상당의 일반약 등을 사가는 곳이라는 말에 그동안 원했던 약국이라 생각했다”며 “처방전이 적어 약국 권리금도 비싸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무엇보다 처방전 때문에 병의원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꾸려갈 수 있는 약국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

약국의 성패가 약사의 능력이 아니라 약국 위치에 따라 결정되는 현실 속에서 김 약사의 당찬 생각은 무언가 남다르다.

삼성약국 또다른 이름 '밸런스약국'
김 약사의 매약의 비밀에는 숙대약대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문전약국, 층약국, 동네약국 등 다양한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쌓았던 현장 내공이 있다. 병원약국에서도 근무하면서 병원의 시스템도 직접 체험했단다.

보통 개국약사들이 매약에 대한 절박감이 크기 때문에 일반약 등 약학 관련 강의를 찾기 마련이지만 김 약사는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아랑곳하지 않고 강의에 열중이었다. 그래서 매약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남달랐던 것도 사실.

▲ 내방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동물용의약품 매대

김 약사의 자신감과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특히, 새로운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보고 체득해 얻은 검증된 제품을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어 환자들의 신뢰감도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영양제 등 신제품이 나오면 직접 먹어보고 효능·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있으며 샴푸의 경우도 사용하면서 냄새 등 사용감 등을 체크하곤 하는데 최근에는 남성용 샴푸도 테스트했단다.

김 약사는 “워낙 신제품을 먼저 써보는 것에 관심이 있고 일반약을 많이 판매하다 보니 영업사원들이 신제품을 갖고 찾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접할 기회도 많다”며 “직접 사용해보고 검증된 제품을 권해주고 있어 신뢰감도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신제품 정보들을 삼성약국의 또하나의 이름인 인터넷 블로그 ‘밸런스약국’에 올리면서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약사들에게도 SNS 등을 통한 문의가 잦은 것도 사실이다.

스터디모임서 신제품 정보·판매 노하우 공유
김 약사의 노하우 두 번째. 끊임없는 공부에 있다. 과거 근무약사 시절부터여러 강의를 쫒아 다녔지만 현재도 약국간 스터디모임을 갖고 주변 약사들과 약학지식은 물론, 판매 노하우와 신제품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

모임 약사들마다 동물약, 건기식, 신제품 등 저마다 분야별 강점이 있어 이 스터디모임은 다양한 현장경험과 정보를 한 자리에서 습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학 관련 강의를 듣고온 약사들이 그 내용을 모임에서 풀어내니 한마디로 금상첨화인 셈이다.

▲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매약 중심 삼성약국

일일이 내방객들을 약국에서 하나하나 기억해주는 것 또한 김 약사만의 강점이다. 그래서 삼성약국을 찾는 내방객은 “김 약사! 내가 쓰는 염색약 좀 줘” 한마디면 만사형통이다.

이러한 환자와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은 아니다. 김 약사는 구비하지 못한 제품은 다른 약국에서라도 구해서 해결해주고 있다. 물론 마진은 없다. 그 고마움은 다른 환자들과 연결되는 다리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건기식, 의료기기,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밸런스팜’을 오픈했다. 이제 첫 시작이지만 지리적 한계를 갖고 있는 삼성약국의 미래를 대비한 하나의 돌파구이다.

김 약사는 “일반인을 상대인 건기식 등 건강관련 제품 판매 보다는 약사들을 대상 약국유통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며 “영업이 체질에도 맞고 나름 좋아하기 때문에 조만간 약국유통으로 진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