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만 있으면 안되는 일 없죠”

지난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위성숙 약사(이화여대 69)가 광명시에서 남촌약국을 30여년째 운영하며 항상 열심히 살아가는 장춘희 약사(성대 71)에게 바통을 넘겼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남촌약국을 운영하는 장춘희 약사는 대학을 졸업 후 제약사에서 직원 교육부터 품질관리까지 도맡아 일을 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할 수밖에 없었다.

퇴직 후 건강을 회복한 장 약사는 서교동과 동대문구에서 약국을 운영해오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한의사인 남편과 함께 일할 곳을 찾다 광명시에 약국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개국 약사의 삶을 시작했다.

현재 약국으로 자리를 옮긴것이 88년, 광명시에서만 30여년째 약국을 운영해오며 광명시의 변화를 다 지켜봐왔다.

그가 운영하는 남촌약국은 약국 주변 주민들 어르신들이 쉽게 들어와서 쉬고 갈 수 있도록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장 약사의 뚝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20여년전까지만 해도 비만 오면 수해를 입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떠나지 않고 약국을 지켜왔다.

장 약사는 “처음엔 정말 힘들었지만, ‘내 자존심이 허락하는 수준이 될 때까지 해보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초기에는 1년 365일 매일 휴가도 없이 약국을 열고 아침일찍부터 밤 늦게, 새벽에 돼서야 문을 닫는 날도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행복한 약국 만들기’, 광명시약사회 슬로건
이렇듯 성실하게 약국을 운영해 오면서 현재는 ‘행복한 약국 만들기’를 슬로건으로 걸고 광명시약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약사회 최초로 경선을 거쳐 첫 여자회장으로 선출돼 장 약사는 현재까지 회장직을 연임해 5년째 회무를 보고있다.

▲ 장춘희 약사는 광명시약사회장으로 매년 관내 장애인복지시설에 성금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자 회장인만큼 섬세하게 회원들을 챙기는 게 나의 장점이라 생각해요. 나를 지지해주는 회원들을 믿고 흔들림 없이 회무를 진행하고 있지요”

모두가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드링크 무상제공 안하기’를 철저히 지키고 있으며 일반의약품의 가격을 통일해 약국간의 과도한 경쟁을 지양해 가족같은 약사회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회원들 모두에게 맞춤형 가운을 제작해 선물했으며 임기 중에 회원들의 규모에 맞는 약사회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작은 규모의 약사회지만 매년 관내 어려운 환경의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장애인 복지회관과 노인회에 성금과 의약품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히다.

이런 열정은 약사회 안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로 이어져 최근에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에서 표창을 받았다. 
 

가족의 배려가 가장 큰 원동력
하지만 약사로 열심히 산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친밀한 엄마가 돼주지 못한게 늘 마음에 걸리고, 아쉬움이 남는다는 장 약사.

“사실 두가지 일을 동시에 다 잘할 순 없는 것 같아요. 가족의 배려 없이는 약사로 살아가기 힘든 것 같아요”

광명시에 약국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동안 장 약사의 부모님이 아이들을 봐주는 등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기 때문이다.

장 약사가 항상 열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가족들이 아닐까.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 세 아들의 엄마가 된 아들·딸들을 뒀지만, 여전히 장 약사는 열정이 가득하다.

‘시작이 반’,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올인
장약사는 사진부터 탁구, 골프까지 취미생활도 다양하다. 그는 “5년여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덕분에 지금은 한국사진작가협회에 작가로 등록돼 있다”며 “쉬는 날이면 매일 사진을 찍으러 다녀, 남편이 오해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사진 뿐만이 아니다. 마포구에서 약국을 하던 시절에는 탁구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정도로 탁구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런 흔적은 약국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약국 내에는 예전에 받은 탁구대회 우승, 준우승 트로피들이 눈에 띈다.

그의 이런 관심과 열정을 최근 골프로 옮겨와 한번 하기도 어렵다는 홀인원을 두번이나 했을 정도다.
50대에는 공부를 다시 시작해 약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을 정도로 모든 일에 열심히다.

늘 ‘시작이 반이다’,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말하는 그. “이제는 진갑이다”라고 말하며 웃는 장 약사는 아직도 열정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