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중심 부작용 보고 기형적 시스템
약국중심 보고체계 마련 시급···의약품 투약·체크 '약사 권리'

국민 대부분이 외래처방으로 투약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의약품 부작용 감시는 종합병원이 아니라 약국중심의 보고 시스템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시약사회 유영진 회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종합병원 위주로 구성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선정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부산대약대 ▲부산대의대 의료경영 최고 관리자과정 수료 ▲부산시약사회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산선대위 공동위원장 ▲現 부산시약사회장 ▲파랑새약국

지역의약품안전센터 공모 탈락
올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지난해 22곳보다 5곳이 늘어난 지역의약품안전센터를 선정했지만 이번에 추가된 곳도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 부산·울산·경남 경상대·부산대병원, 광주·전남 조선대병원, 제주 제주대병원 등 종합병원이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결정됐지만 약사회 차원에서 예산까지 책정·지원하며 적극적인 부작용 보고에 나섰던 부산시약사회는 공모결과 탈락했다.

유영진 회장에 따르면 이유는 부작용 보고 실적, 평가 약사와 시스템 부재 등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선정 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

유 회장은 “부산시약사회는 지난해 11월까지 부작용 보고건수가 1,000여건 가까이 달하고 있지만 대한약사회 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0’이 된다”며 “지금의 평가방식으로는 종합병원만 선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외래처방 부작용 보고 사각지대
지난해 10월 기준 보고건수를 보더라도 지역센터로 지정돼 연 9,000만원을 지원받는 종합병원보다 실적이 많을 정도로 부작용 보고가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탈락 소식은 아쉬움이 크다.

유 회장은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과 투약 후 발생한 부작용 보고·관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종합병원 원내 중심이 아니라 지역약국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 2014년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지정현황(자료: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부산지역만 해도 하루 13만건의 외래처방이 나오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원내 중심으로 부작용 보고체계를 갖춘다는 것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 회장은 “지역센터의 부작용 보고는 원내에서 주로 간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다”며 “정작 지역에서 투약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약국들을 제외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의원들이나 센터가 아닌 병원 대부분은 부작용 보고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80~90%에 달하는 외래처방의 부작용 보고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무래도 지역센터의 부작용 보고의 대부분이 원내 보고에 의존해 해당 지역을 담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실질적인 부작용 보고·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안전관리원이 평가기준을 내세우며 전체 27곳중 26곳이 종합병원으로 지역센터를 구성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게 유 회장의 주장이다.

따라서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과 부작용 보고·관리를 위해서는 간호사 체크하는 기형적인 종합병원 중심이 아니라 약사가 투약·체크하는 약국 중심의 시스템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작용 보고시 복약지도 질 향상
대한약사회에 지원되는 1년 예산도 전담 약사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나면 가용할 수 있는 예산도 넉넉하지가 못한 상황이다.

유 회장은 “안전관리원이 전국을 커버하는 국립의료원과 대한약사회에 대한 예산지원을 확대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원내 중심 보고체계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부산시약사회가 지난해 보고실적에도 불구하고 지역의약품안전센터 탈락했지만 지역 부작용 보고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유영진 회장은 “의약품 부작용 보고는 약사가 직접 투약·체크해야 한다”며 “이는 약사의 권리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약사회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긱 지역약사회의 부작용 부고 활성화와 정착에 나서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며 “약사에 의한 부작용 보고체계 확립은 조제택배와 선택분업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반이다”고 말했다.

또한 약국 부작용 보고로 약사의 복약지도 질적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며 식후 30분식의 간단한내용은 복약지도문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올해는 의약품 부작용 보고에 대한 평가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다른 약국·약사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