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건강지킴이로 맹활약하고 있는 금천구 이화약국 이명희 약사가 이화여대약대 81학번 동기이자 의료봉사 등으로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동두천시 생연동 이화약국 이신옥 약사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 동두천시 이화약국 이신옥 약사

한달에 두 번 외국인 노동자 대상 의료봉사

이화약국 이신옥 약사는 지난 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매월 셋째주 일요일이면 라파엘클리닉 동두천 진료소(보산동 샬롬하우스)를 찾는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의료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신옥 약사는 “동두천 진료소는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차비도 들여가면서 서울과 떨어져 있는 이곳까지 찾아오는 봉사자들의 고운 손길이 모인 곳”이라며 “7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할 수 있었다는 데 대해 감사하다. 무엇보다 이곳을 찾아오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돌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쁘다”고 말했다.

매월 둘째주 일요일에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되는 아랍공동체 사람들에 대한 의료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약사가 의료봉사를 시작하면서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만남에도 자그마한 변화가 생겼다.

“대학교 동기모임을 격월로 셋째주 일요일에 했었어요. 의료봉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친구들의 배려로 둘째주 일요일에 만나고 있죠. 가족모임도 봉사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잡게 됐구요.”

“약사, 사회참여활동 늘려야 위상 높아져”

이 약사가 의료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은 라파엘클리닉에서 동두천시약사회에 협조 요청을 한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주위의 권유로 의료봉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의료봉사를 비롯해 사회참여활동에 동참하는 것은 약사의 의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아직까지 의료봉사에 약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약료 전문가인 약사들이 의료봉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의료봉사에서는 투약도 이뤄지잖아요. 의약품은 약사의 감수를 거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약사의 참여는 필수죠.”

▲ 지난해 연말 라파엘클리닉에 의약품을 지원한 경기도약 위성숙 부회장(가운데)과 함께 한 이신옥 약사(오른쪽).

이 약사는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약사직능의 소중함에 대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약사들의 사회참여가 더욱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신옥 약사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료봉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그 나라에서는 지식인들이예요. 그들이 고국에 돌아가면 우리에게 받은대로 다시 돌려받게 되겠죠.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면 같은 입장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 자신부터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환자는 모두 가족 같은 존재

동두천은 이신옥 약사가 태어나 자란 곳이다. 그래서 약국을 찾는 모든 이들이 다 가족 같다.

“동두천은 제가 자라온 곳이다 보니 약국을 찾는 환자들을 손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모두 가족 같은 존재들이죠. 그래서 더 살갑고 솔직하게 대하려고 노력해요.”

이 약사가 이처럼 환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데에는 약사직능을 바로세워야 후배들의 설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는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사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쫓으면 당장은 좋을 수 있겠죠. 하지만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기는 어려울 거예요. 자신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약사직능의 존재의미를 일반인들에게 알려주는 일이 중요하죠. 이를 위해선 개인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약사는 “1년 반 전 현재의 자리로 약국을 옮겼다. 그 전까지 한곳에 20여년간 약국을 하다보니 분업 이후에는 처방조제에 집중해와 우리 약국만을 색깔이 없었다”며 “이곳에 와서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약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는 약국에서만 취급할 수 있는 의약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며 “약국만의 틈새시장을 만들지 못한다면 한미FTA 등으로 인해 현재의 약국들이 자본의 논리에 휘둘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두천시 여약사회, 다양한 인보사업 자랑

동두천시약사회 여약사 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신옥 약사는 여약사회 활동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이 약사에 따르면 동두천시 여약사회는 자체 회비와 시약사회의 지원 등을 기반으로 소외계층에 대해 의약품이나 생필품 등의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채 미치지 못하는 이웃을 위해 5개 약국에서 직접 대상자를 선정해 쌀을 나눠주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약사회 차원뿐만 아니라 회원들 개별적으로도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는 게 이 약사의 설명이다.

의료봉사 등 사회참여활동을 통해 약사직능을 오롯이 내보이고 있는 이신옥 약사의 모습에서 약사사회의 밝은 미래를 엿보았다면 지나친 비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