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이화약국 이명희 약사

인터뷰릴레이인터뷰

금천구 이화약국 이명희 약사

김광래 기자 | tcw1994@chol.com

승인 2013.10.24 06:00:09

“주민에게 다가가 웃음 주는 약국”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서울 강남구 행복온누리약국 장용자 약사(숙명여대약대 82)에 이어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26년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주민 건강지킴이 이명희 약사(이화여대약대 81)가 이어간다.

이명희 약사는 지난 1987년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약국을 개설해 지역주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시작한지 벌써 26년이 지났다.

비록 본의 아니게 약국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의 삶의 전부가 돼버렸다. 원래는 약대교수가 꿈이었다. 그러나 가정형편상 졸업 후 취업을 결정했다.

26년을 한결같이 이어온 동네 사랑방 역할
제약사나 병원에 들어갈 목적으로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던 동안 잠시 친구 약국을 도와주다가 유학 떠난 친구가 이 약사에게 약국을 넘기면서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이 약사는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것만은 아닌가 싶다”며 “우연히 시작한 약국이 벌써 30여년이 다돼간다”고 즐거운 투정을 부렸다.

특히, 금천구는 오랫동안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많단다. 약국을 20년쯤 해야 금천구에서 약국 좀 한다고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게 이 약사가 건넨 말이다.

그러나 이 약사는 약국을 소명처럼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약국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부대끼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약사는 약국을 개설하고 단 한 차례도 쉰 적이 없다. 지각도 없다. 아침 9시면 이화약국은 항상 문을 열고 지역주민을 가족같이 반겼다.

지역주민들에게 이화약국은 ‘사랑방’과 같은 곳이다. 이 약사와 지역주민들의 관계는 서로의 일상을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이 약사도 내방객의 건강상태나 병원 방문일도 일일이 챙겨줄 뿐만 아니라 필요한 병의원을 소개시켜주는 등 언제 어디서나 지역주민 건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방객이 필요한 것은 다 있다
이 약사는 “가족같은 약국을 하고 싶었다”며 “지역주민들이 ‘약국’하면 떠오르는 곳이 ‘이화약국’일 수 있도록 언제나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휴일에는 약국 문을 열지 않지만 집안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이 약사의 휴대전화는 어김없이 울린다. 이 약사는 언제나 그렇듯이 주변에 문을 연 약국이나 병의원들을 알려줘 급한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지역 약국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그는 내방객이 필요한 것이라면 대부분 약국에 구비하거나 대신 구해서라도 해결한다. 이점이 그만의 약국경영 노하우이다.

단적인 예로 드레싱밴드를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이 약사는 “한 내방객은 9개 약국을 헤매다가 우리 약국에서 원하는 사이즈의 드레싱밴드를 구한 적이 있다”며 “이는 단골약국을 만드는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에게 자신이 찾는 품목이 이화약국에 가면 해결될 것이라고 인식시키는 게 이 약사만의 전략(?)이다. 발 없는 ‘입소문’이 천리를 간다.

그는 “약국에서 먼저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방객이 필요한 것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주는 것이 약사와 주민간의 믿음을 싹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동물용 의약품 취급
최근에는 동물약도 취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는 남모를 일화가 있단다. 그는 “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에게 약을 주면 가족들이 거리낌을 가질 정도였다”며 “일반인의 시각도 이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서울시약사회에서 동물약 강좌를 열어 제일 먼저 신청했다. 그리고 교육받자마자 금천구청에 동물약국 개설을 신고하고 온라인숍을 통해 동물약을 주문해 구비했을 정도다.

▲ 이화약국 내방 환자들 위해 약국 한켠에 있는 한방정보 영상

기본적으로 많이 찾는 심장사상충약, 구충제, 연고류, 샴푸 피부병약 등을 갖추고 없는 것은 구해서라도 전해주는 이 약사의 해결사 능력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