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약국의 동물약 취급 코너.

오는 8월 2일부터 동물용의약품 의약분업을 앞두고 동물약국에 대한 개국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새로운 시장에 대한 환상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주변 상권에 대한 분석 등을 기반으로 신중하게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약국경영의 새로운 활로를 열 것으로 기대되는 동물약국 개설에 있어 유의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동물약국을 개설하려면 먼저 약국이 속한 지자체를 통해 등록해야 한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관련 법령과 등록 서식을 열람할 수 있다.

현행 약사법상 제20조제2항에 따라 동물약국의 개설 등록을 하려면 별도의 신청서를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에 제출하고 등록증을 받아야 한다.

동물용의약품은 현재 농림수산식품부가 제반 사항을 담당하고 있으나 그 법적 근거는 약사법·의료기기법에 있다.

편석원 약사(경희대 의료경영학 박사)는 동물약국을 경영하기에 앞서 주변 상권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동물병원 및 대형마트 내 펫숍 등이 주변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 전국 동물병원 수는 약 3,200여개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1천여 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주로 반려동물 위주다.

아울러 주변 주거형태가 아파트보다는 동물을 기르기 쉬운 주택가가 많은 것이 유리하다. 또 반려동물이 많은지, 축산동물이 많은지도 조사한다.

편 박사는 “많은 동물병원이 고무줄 진료비와 과잉진료 행태가 지적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진료와 타 매출 비율에서 진료가 50% 이상을 차지할 경우가 이상적이나 현실적으로 진료·판매·미용의 매출이 비슷한 구조가 일반적”이라고 귀뜸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 부근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이준 약사는 지난 4월부터 동물약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동물약을 판매하면서 인체에 비해 무척 작은 동물들의 특성상 투여용량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12세 이상 환자의 경우 30kg 이상부터 시작하지만 동물들은 소형견의 경우 1, 2kg 정도로 작기 때문에, 심한 경우 적정용량보다 20배나 많은 양을 투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동물은 인체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은 만큼 복용 용량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동물의 체중에 따라 분할해서 먹이는 동물약의 포장.

이 약사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동물약을 불법 구매하고 있다.

동물약 의약분업 이후 약사들이 동물약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게 되면 이같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약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약사는 동물약에 대한 섣부른 접근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약사는 “동물약국을 새로운 약국경영의 개척지로서 소위 ‘대박’을 노리는 약사들도 일부 있으나, 판매 품목도 백신 대부분과 주사제 등이 제외돼 실제로 금액은 크지 않다”며 “먼저 약사 자신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신중하게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