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0일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달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가 체결한 2014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퍼주기'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건보공단은 유형별 수가협상 이래 처음으로 7개 모든 유형의 수가협상을 전면 타결했다. 성명은 수가인상률은 2.36%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형식적인 부대조건조차 없는 순수한 수가로서 '매우 높다'고 평했다.

이에 성명은 "건보공단은 공급자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받은 것처럼 설명하나 부대조건을 통한 제도개선을 유인하기 위한 조건도 달지 않고 공급자 퍼주기식 수가인상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명은 의원의 경우 전년대비 0.51%증가해 3.0% 인상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건강보험통계자료를 보면 의원의 경우 2012년 기준 진료비 증가율이 4.7%에 이르러 과도한 수가인상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의 경우도 진료비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과하고 전년도 2.3% 인상에 이어 올해 또 1.9% 인상한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단은 그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명은 어떤 부대조건도 없이 공급자의 이득만 챙겨주는 수가협상으로 전락했다며 "적어도 보험자의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이라면 수가인상과 연동된 진료비 관리 기전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부대조건은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가인상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를 차지하는 진료량 등에 의한 영향을 공단의 관리 영역이 아닌 것처럼 방치하면 건강보험 재정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며 "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의 재정흑자가 2년간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6조원이 넘는 그 흑자분의 쓰임새에 대해 정책방향이 논의되지 않고 사회적 합의도 전제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지적됐다.

성명은 "일시적 재정흑자는 매년 국민의 건보료를 소득증가보다 더 과도하게 거둬들인 결과고, 경제상황과 의료비 부담으로 국민들이 의료이용을 자제한 것에서 비롯됐다"며 "이는 응당 국민에게 되돌려야지 의료계에 선심 쓰듯이 수가인상으로 퍼줄 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복지부가 재정운영위원회 참여단체에서 보건의료 전문단체를 배제하는 등 독선적인 권한을 휘둘렀다며, 그 해결 방안으로 수가협상에 대한 일체 권한을 국회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성명은 "이같은 수가인상을 묵인한 건보공단은 향후 국민들의 보험료 납부 거부운동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