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경희 부회장.

의약품 사전관리 제도를 선진화하기 위한 관련 법령들의 전반적인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권 부회장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개정돼야 할 관련 법령들이 있다”며 의약품 관련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의약품 등의 안전에 의한 규칙, 생물학적 체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이 약사법 시행규칙에서 분리되거나 복지부에서 이관됐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동물용의약품도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소관이다.

특히 고시중심 행정에서 법규 중심으로 ‘레벨업’해야 한다며, 권 부회장은 식약처 소관 법률·행정규칙을 재정비하고 복지부에서 식약처로 이관된 고시를 일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중 식약처 이관 고시의 경우 모법의 변화가 고시에 반영되지 못해 독약·극약의 분류가 없다.

또 상위법 개정이나 업무 이관에 따른 고시를 일제점검하고, 과학기술에 관한 사항은 고시로, 그 외 사항들은 총리령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권 부회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마약류에 대한 분류체계를 현실화할 것을 요구했다. 권 부회장에 따르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은 마약류가 의료용으로 허용된 의약품 분류에 속하는 경우가 있다.

그 예로 단속 대상 마약류인 ‘히로뽕’이 제한된 의료용 마약류인 ‘나’목에 속해 있다며,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 합법·불법적 의약품의 구분관리에 대한 전면 개정이 시급하다는 것.

권 부회장은 최근 발생한 타이레놀 사태와 관련, 소비자 중심의 라벨허가제도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 예로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의 경우 생후 4개월 영아에게 투여시 치아가 나와 있지 않을 시기이나 이에 알맞은 섭취법이 명시되지 않았고, 섭취용량에 대해서도 ‘의·약사와 상의’하라고만 표시돼 있어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보호자가 쉽게 따르기 어렵다.

또 시럽제의 경우 극소량을 먹어야 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스포이드형 용기가 적절하나, 컵형으로만 출시돼 있어 올바른 용량을 섭취시키기 어려운 점도 지적됐다.

또 권 부회장은 우리 국민의 실정에 맞춰 허가내용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성분 중심에서 완제의약품 중심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동물약의 경우 해외 사례를 참고해 동물에게 약을 먹여야 하는 보호자의 관점에서 안전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GMP 관리체계를 재정비하기 위해 현재 의약품·바이오의약품·의약외품 등으로 분산돼 있는 전담부서를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주기적인 인사발령으로 전문성, 경력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전담부서를 통일해 조사관의 경력개발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권 부회장은 제약선진국으로서의 기반 조성을 위한 방안으로 의약품 인허가제도를 제조판매업자와 제조업자로 분리 확대하고, 시판허가 개념을 확대하며, 품목허가권자의 무한 책임강화 등 신약개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가 글로벌 규제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국제 규제에 끌려가는' 형태가 아닌 '국제 규제를 끌고 가는' 형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식약처 공무원과 RA담당자들의 역량강화 및 소비자와 의약품 특성에 맞는 규정 마련, 세계적으로 우리 의약품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의약품이 세계가 만족하는 의약품”이라며 국내 의약품시장의 글로벌 진출에 앞서 대국민 만족도를 높여야 함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