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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일번지약국 신명숙 약사드럭스토어 이기는 동네약국 비결은 ‘친절’
박예슬 기자  |  tcw1994@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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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30  1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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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번지약국 신명숙 약사.
서울 시내 대표적 번화가 중 하나인 강남역 일대. 신명숙 약사(중앙약대 95학번)는 이곳에서 ‘일번지약국’을 12년여간 경영해 왔다.

주변에 병원이 없어 대부분의 손님들은 일반약을 찾는다. 피로회복제, 인공눈물, 감기몸살약 등등. 단순한 질환에, 간단한 제품이지만 신 약사는 친절한 설명을 잊지 않는다.

학원, 회사가 많은 지역 특성상 주로 약국을 찾는 손님들은 젊은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다. 바쁜 수험 공부로 변비와 두통에 시달리는 학생들, 과도한 업무와 음주로 피로회복제를 찾는 직장인들은 이곳의 주요 고객층이다.

드럭스토어, 복약설명·품목 다양화로 승부해야
강남역 부근에는 젊은 고객들을 유혹하는 ‘드럭스토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신 약사에게 드럭스토어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

“더 저렴한 드럭스토어가 가까이에 있어도, 손님들은 여길 찾아요. 제품에 대한 설명이나, 어떤 제품을 구입하는 게 좋을지 설명해주는 건 약국에서만 들을 수 있으니까 손님들이 약국을 찾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은 동네약국으로서 드럭스토어에 맞서기에는 힘에 부치는 부분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드럭스토어는 행사할 때는 거의 약국의 사입가에 준하게 판매할 때도 있어요. 우리는 의약품을 취급하긴 하지만, 부외품도 매출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타격이 있죠. 게다가 각종 카드할인, 멤버십 혜택 등까지 있으니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따지는 젊은 고객들도 있을 듯합니다.”

또 드럭스토어에 비해 다양한 물건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 하루 1~2번 꼴로 꼭 약국에 없는 제품을 찾는 손님들이 있다고.

따라서 일반 동네약국이 드럭스토어에 대응하려면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신 약사는 강조한다.

   
▲ 단순한 일반약 손님에게도 신 약사는 친절한 복약지도를 제공한다.

‘1인 3역’ 워킹맘, 자녀에게 ‘약사 꿈’ 심어

근무약사가 출근하는 주 2일을 제외하면 매일 약국에서 종일 근무하는 신 약사는, 강남구약사회에서 근무약사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또 올해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기도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부쩍 바빠진 신 약사는, 동료 약사들과 힘을 합해 서로 아이들을 돌보아 주기도 했다.

바쁜 엄마다 보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자연히 짧아져 신 약사는 못내 아쉽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자랑스러운 ‘약사 엄마’다.

남편 또한 타 지역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부부약사인 만큼, 아이에게 약사라는 직업은 특별한 의미다.

“아이가 장래희망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당연히 ‘약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어요. ‘화가가 되고 싶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할 때도 있지만, 결국은 약사가 최고죠. 약사가 돼서 그림 그리고, 디자인을 하는 게 제일 좋겠다고 말해요.”

신 약사의 아이는 가끔 약국에 와서 커다란 약사가운을 걸치고 사진을 찍으면서 약사의 꿈을 키우기도 한다고.

‘한국인보다 한국 잘 아는’ 외국인 환자에 감동
‘글로벌 도시’ 강남 중심가인 만큼 외국인 손님도 적지 않게 약국을 찾는다. 주로 인근 회사나 어학원 등에 다니는 외국인들이다.

“외국인 환자들은 처음엔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아스피린’, ‘타미플루’ 등 자신들이 익숙한 제품명만 말하고 약을 구입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우리나라 약국에 적응하더군요. 이제는 언어가 안 되면 손짓으로나 스마트폰으로 자기 증세를 써서라도 말하고, 약사가 권하는 약을 복용합니다.”

신 약사는 이들 외국인 환자들에게도 종종 한방 과립제를 권한다. 외국인 환자들도 낯선 ‘오리엔탈 메디신’의 효과를 신뢰하게 된다.

인상적인 외국인 손님도 있다. 인근 회사에 근무하는 국제변호사 손님인 그는 4년여 간 주기적으로 약국을 방문해 직접 쓴 에세이를 신 약사에게 보여준다.

내용은 독도·경주·울릉도 등 우리나라의 각 지역을 방문한 여행기다. ‘영어공부’를 시키는 외국인 손님이 황당할 법도 하지만, 한국인보다 한국에 더 깊은 애정을 가진 이 손님의 열정이 느껴졌다.

한국인인 자신도 가본 적 없는 ‘독도’에 대해 너무나도 자세히 알고 있는 외국인 손님에게 신 약사는 큰 감명을 받았다고.

“예전에는 시간이 나면 해외여행 계획을 생각하곤 했는데, 이 손님의 에세이를 읽고는 아이들 데리고 경주 등 우리나라 여행지라도 더 다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남스타일’의 한국을 세계가 주목하는 시대, 신 약사와 같은 이들의 일상적인 친절함과 고객에 대한 애정이 하루하루 작은 ‘한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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