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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천호약국 손인자 약사“내방객 일일이 기억하는 건강지킴이”
김광래 기자  |  tcw1994@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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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26  10: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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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송파구 이화온누리약국 한정순 약사가 거의 평생 동안 약국 공간을 벗어나지 않았을 정도 약사를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는 강동구 천호약국 손인자 약사를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으로 추천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천호약국을 운영 중인 손인자 약사(이화여대약대 72)에게 약국·약사는 하나의 사명과도 같다.

지난 1981년 강남구 대치동에 강남약국을 개설한 이후보터 현재 천호약국에 이르기까지 약국 공간에서 하루 일과를 빼꼭히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30여년 지역건강 지킴이 ‘동네사랑방’

손 약사가 이대화여대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개업한 것은 아니다. 당시 여약사들의 로망은 병원약사였단다. 손 약사의 첫 사회진출은 현재 강북성심병원에서 출발됐다.
5년여간 병원약사 생활을 마친 손 약사는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에 강남약국을 열고 20여년간 한 자리를 지켰다.

손인자 약사는 “당시 내방 환자들의 이름과 체질은 물론, 아파트 동수·호수 등을 외울 정도로 자녀교육 등 각 가정사까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다”며 “약국을 찾은 주민이 그냥 돌아가지 않도록 화장실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항상 약국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마디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내방객들도 손 약사의 약국에 가면 손 약사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언제든지 달려가던 곳이 강남약국인지도 모른다.

이렇다보니 손 약사는 별다른 취미활동을 가지지 못했다. 동문이나 가족 모임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니 그의 말대로 약사가 천직인가 보다.

손 약사는 2000년 12월 강남약국을 후배약사에게 넘기고 외유를 시작했다. 요리학원도 다니고 약국외 삶을 찾아보려했지만 항상 눈길을 약국 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게 손 약사의 푸념이다.

약사·약국은 사명···은퇴 후 해외의료봉사 계획
결국 2005년 강동구 천호동에 지금의 ‘천호약국’을 얻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손 약사는 그래서 약사를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손 약사는 “앞으로 노년기에는 약사의 사명을 갖고 약사직능을 통한 의료봉사활동 등 선교를 생각하고 있다”며 “약국에서 은퇴하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각에는 과거 해외 의료봉사활동 경험 때문이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이 약사없이는 의료봉사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

손 약사는 “의사들이 오랫동안 손을 놔서 그런지 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처방전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의료봉사에서 반드시 약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올해 여름에도 해외 의료봉사 계획이 있지만 그 시기에 약국을 봐줄 사람이 없어 걱정이란다. 손 약사의 천성이라면 약국에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애써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천호약국에서도 손 약사의 일상은 그전과 다름이 없다. 오직 약국뿐이다. 여전히 내방객의 이름을 외우고 챙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민·생활상담 등은 옵션이다.

손 약사는 “약국을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이름을 기억하며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이 약사·환자간 신뢰감 형성 첫 출발”이라며 “내방객들이 그냥 돌아가지 않도록 항상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 손인자 약사에 약국은 하루 생활의 거의 전부이다.
약국경영 실력 겸비 친절은 필수
그래서일까. 손 약사의 약국에서는 40여개 병의원의 처방전이 찾아온다. 그렇다보니 온갖 약들을 갖추고 있는 것도 사실. 약이 없어 발길을 돌리지 않도록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에서다.

특히, 손 약사는 약국도 일종의 장사(?)라고 말한다. 그는 “약사가 기본적으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방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비유를 맞춰 친절하게 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카스 한 병을 사더라도 한 번이라도 아는 척을 해주고 한 마디로도 더 해주는 게 손 약사와 환자간 관계의 출발점이다. 소바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손 약사의 약국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경쟁력인 셈이다.

손 약사가 쇼핑을 나가서 멀뚱멀뚱 서있는 판매원을 보면 속으로 ‘장사하기는 글렀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일 게다.

최근에는 근무약사 때문에 마음이 가볍다. 손 약사는 “실력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내방객도 잘 관리할정도로 여태껏 근무약사 중 최고”라고 입이 닿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보통 8시 30분에 약국문을 열고 밤 10시쯤 퇴근을 했지만 근무약사 덕택에 약국을 맡기고 8시면 퇴근한단다. 약국만 몰랐던 손 약사를 생각하면 대단한 믿음이 아닐까.

오늘도 손인자 약사의 천호약국은 손 약사의 빈자리를 볼 수가 없다. 손 약사가 은퇴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손 약사가 약국에 없다면 해외 봉사활동 현장에서 찾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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