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김동연 이사장

“Best in Class론 한계에 왔다. 이제 First in Class로 승부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달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신임 이사장에 선임된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동연 이사장은 “국내사의 신약개발 전략이 Best in Class에서 First in Class로 형태가 바뀌는 시기가 됐다. 신약후보물질을 찾기 위해 국내를 찾는 외국의 연구·개발 인력도 많이 늘었다”며 “외국기업들도 베스트 인 클래스에 대해선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국내에서 혁신신약을 만드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부도 이게 우리가 갈 길이라는 전제로 연구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며 “조합을 중심으로 제약사, 바이오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함께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정부에서 이를 조직적으로 지원한다면 머지 않아 2~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1개 이상의 글로벌 신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신약을 개발하면 마진율을 90~95%까지 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 신약을 도입할 때는 보통 75~80%를 제공하고 나머지에서 영업·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면 남는 게 없다. 들러리 같은 역할만 하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신약개발팀을 없앴던 회사들도 다시 팀을 꾸리고 있다. 국내 신약개발 역사도 20년을 넘어서면서 각 부분 전문가가 생겼기 때문에 신약 개발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국내 제약사들이 R&D비용이나 연구인력에서 글로벌제약사와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지만 R&D비중을 높여간다면 좋은 아이디어들을 기반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산 신약 개발 초기엔 약효가 적거나 부작용 있어도 한번 해보자는 입장이었다”며 “심지어 외국에서 드롭된 약도 국내 3상을 거쳐 신약으로 내놓는 등 앞으로 성공 가능성이 없는 신약개발을 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서는 “국내사들이 독자적인 신약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5~10%의 이익을 가지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다보니 발생했던 문제”며 “이제 방향을 전환해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혁신신약을 개발해야 한다. 정부도 혁신형제약기업을 육성하고 중소 제약사들에게는 M&A를 통해 볼륨을 키울 것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제약협회와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서로 중복되는 역할도 있다면서도 순수 R&D 부분은 신약조합이 담당하고 제약협회는 약가 등 정책리스크에 대해 쉽게 해결하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끝으로 “그동안 조합이 해왔던 일을 더욱 가속화시켜서 빠른 시간 내에 글로벌 신약이 나오도록 정책을 이끌어가겠다”며 “국내 신약개발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 미팅을 자주 갖고 정책적인 방안을 마련하는데 중개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