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약학대학은 지난해 약학연수원을 설립하고 6년제 약대 체제를 대비해 약사 교육 및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올바른 약물사용 교육에 나섰다.

이같은 교육기관은 어느 보건의료계에서도 시도되지 않은 국내 최초의 형태다. 올해 약학연수원은 정책개발연구소를 새롭게 열고 약사들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정책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권경희 원장에게 그 포부를 들었다.

▲약학연수원 설립 계기와 간단한 소개.
지난 2011년 5월, 의약품 안전사용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소비자들에 대한 적절한 의약품 교육이 굉장히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대에서 근무할 때도 ‘약학교육연수원’에서 약사·제약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적 있다. 이번에는 국민들에게도 적정한 정보를 주기 위해 약사 뿐 아니라 일반인, 관련 전문가 등으로 대상자를 확대해서 연수원을 만들었다.

약학연수원은 지난 2011년 9월 규정을 만들고 시행했다. 공식적 개원은 2012년부터였다. 또 올해는 부설 연구소로 정책개발연구소를 만들고, 교육 컨텐츠 등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교육을 잘 하기 위해서는 그 컨텐트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약학대학원, 약학교육원 등과의 차별점은.
약학대학은 실제 학문(science)위주로 수업 내용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post graduation school의 의미다.
작년에는 ‘새내기교육’을 했다.

약사가 됐지만 진로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 지 모르는 학생들 위해 진로강의를 한 것이다. 공직·병원·약국에서 새내기가 제대로 역할하기 위한 지식 교육을 실시하려는 의도였다.

또 약학대학생연합회(KNAPS)를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KNAPS의 2년차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annual congress’를 우리 연수원에서 지원했다.

자라나는 약대생들을 위해 외국 약사들의 업무를 연구하고, 강사들을 섭외해서 진행했다. 이들에게 진로에 대한 모색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지난 1년간의 연수원 운영 성과를 자평하자면.
현재까지 목표로 한 것들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처음 약사가 돼 근무약사로서 면허증만 가지고 업무를 하는 약사들이 모르는 부분이 많아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부분에 관해 짧은 기간의 강좌를 기획, 인력 보급 시스템을 기획 중에 있다.

얼마전에는 개원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의료용 마약류’에 관해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지난해 개원했지만, 연수원을 널리 알려야할 필요가 있다는 천문우 학장의 의견에 따라 이번에 새롭게 정책연구소를 출범하는 시점에서 심포지엄을 계획했다.

최근 사회적 시각으로 ‘마약류’라면 무조건 죄악시하는 풍조가 생겼다. 하지만 마약류는 잘만 사용하면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고마운 약물이다.

마약류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너무 단속 위주로만 가고있어서 재조명해 보자는 입장의 심포지엄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약류 관리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법령 개정까지 병행할 예정이다.

▲정책연구소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기존 대한약사회의 정책연구소는 약사회 산하로서 아무래도 약사회에 편향돼 있고, 소통의 문제가 있다는 견해가 다소 나온다.

우리 정책연구소는 학교 산하로 나름대로 균형감 있게 연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우리 정책연구소는 소소하게 전문가와 일반인이 모여 ‘약사’뿐 아니라 의약품에 관련된 제반 문자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책포럼도 열 것이다. 한편으로는 약사에 대한 교육 컨텐트를 연구해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다.

▲전례 없는 약학연수원을 설립·운영하면서 제도적 한계가 있었나.
특별히 제도적인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현재 대한약사회에서 약사연수 교육은 약사회에서 제공하는것만 인정하고 있어, 다양한 공급자와 형태의 연수교육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로써 약사들이 연수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약사회 제공 연수교육과 기타 외부 연수교육은 자발적인 학습으로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약학연수원은 현직 약사 외에도 지역사회의 일반인들까지 아우르는 약학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부분에선 어떤 성과가 있었나.
연수원은 서울과 동국대 약학대학이 있는 경기 고양시 두 지역을 구심점으로 지역사회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연수원은 박람회, 일반인을 위한 교육자료 구성 등을 시행해 왔다. 또 식약청과 함께 약물 안전사용 포스터, CF, 교육자료 제작에 나섰다.

올해부터는 담배에 관한 안전관리 정책에 참여한다. 일반 국민들이 사회 안전망 구축의 측면에 있어 담배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 대용품으로 전자담배, 금연초 등을 흔히 사용하는데 이것이 담배보다 특별히 덜 해롭다는 과학적 근거에 대해 학계의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의 흡연률을 줄이고 덜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약학연수원의 목표는.
올 11월 쯤 의약품 박람회를 한 번 더 시행할 예정이다. 약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소비자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목표다. 또 이를 유도하기 위한 약사 교육에도 나선다.

아울러 약사 6년제 체제를 맞아 프리셉터 교육을 실시하고, 정책 자문위원과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 실무교육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궁극적으로 약학교육과, 약사들의 실무교육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약학교육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 교육의 측면에서는 일반 국민들이 자신의 몸에 들어가는 약의 성분을 알고 먹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이 교육이 부족해 약사들이 의약품 정보를 알려주려 해도 소비자들은 왜 알아야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먼저 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약사에게 문의하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