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다나약국 이시영 약사가 매약 위주로 약국을 경영하면서 운동·노래 등에서 다재다능한 재능을 뽐내고 있는 굿모닝약국 류일선 약사(우석대약대 83)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환자를 위해 무엇 해줄까 항상 우선

류일선 약사가 운영하는 굿모닝약국은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선) 내에 위치해 있어 매약이 약국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처방조제는 하루에 2~3건에 불과하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단골고객을 잡기 어려운 약국 상황에서 류 약사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류 약사는 “환자를 대할 때 정말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한다”며 “무조건 제품을 팔겠다는 생각보다는 환자 상황을 고려해 진단·처방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먼저 병원부터 가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국을 찾는 환자들에게 의약품 판매 전 반드시 이전에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었는지도 확인한다.

류 약사는 “터미널 이용자를 단순히 뜨내기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반복해서 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이런 승객들과 터미널 내 상인들이 우리 약국의 단골고객”이라고 말했다.

골프숍 외도했지만 내 길은 역시 ‘약사’

류일선 약사는 대학을 졸업한 후 칠곡군 약목면에 약국을 개국했다. 당시 인근약국들을 운영하는 선배약사들은 연배가 많아서인지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약국문을 열었다. 류 약사도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시간대에 약국문을 열고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2000년 서울에 올라와서는 1년여간 약국을 오픈하지 않았다. 약목에서 하루종일 매여있던 약국생활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약국일을 쉬는 동안 류 약사는 평소 관심이 컸던 골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골프숍을 열었다. 하지만 골프숍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골프를 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결국 목동에서 다시 약국을 오픈했다.

2003년 4월 터미널 내에 약국을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많은 환자들을 접했고 적지 않은 관리약사들과 함께 했다.

서초구약사회 근무약사위원장을 거쳐 현재 대외협력 부단장을 맡고 있는 류 약사는 “파트타임으로 근무약사를 채용하고 있다”며 “오전과 오후로 근무시간을 나누고 주말에도 밖에 볼일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의 근무약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파트타임 약사를 두게 된 데는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관리약사들은 자신이 일하는 반나절을 제외하곤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류 약사로서는 관리약사들의 이직이 많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파트타임 약사가 오히려 이직률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골프·스키 수준급…서울시약 합창단도 참여

류 약사는 유독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골프, 스키, 등산, 헬스 등 기초체력과 관련된 운동은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

▲ 2011년 12월 용평스키장 레드(최상급자) 정상에 선 류일선 약사.

그가 운동에 유독 많은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어려서 몸이 약했기 때문이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안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운동을 해봤다고.

특히 골프와 스키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는 싱글 수준의 골프실력으로 지난 2008년 10월 서울시약사회가 태광컨트리클럽에서 개최한 자선골프대회에서는 메달리스트상을 수상하기도 됐다. 당시 그의 18홀 기록은 73타였다.

또한 류 약사는 몇 년 전 스키 레벨Ⅰ(뱃지 1급) 자격을 얻었다. 이로써 준지도자급인 레벨Ⅱ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게 됐다.

“원래는 1년에 한두번 스키장을 찾는 ‘관광스키’를 즐겼죠. 그러다 지인을 통해 시즌권을 구매해 본격적으로 스키를 타기 시작했죠. 그렇게 몇 시즌을 타다가 레벨Ⅰ 시험에 도전해 성공했죠. 언젠가는 레벨Ⅱ 시험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주변에서 시험 보면 붙을 거라고도 하고 자신도 있어요. 다만 시험이 2박3일간 진행되다 보니 약국을 경영하면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지금은 다음을 기약하고 있는 상태죠.”

류 약사는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무슨 일을 하던지 다른 이들에게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이를 위해선 우선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가지고 있지 않으면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글 수준의 골프 실력과 레벨Ⅰ 자격을 갖춘 스키 실력을 가지게 배경에는 그의 이같은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그는 현재 서울시약사회 합창단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약 합창단 발족을 준비할 당시 베이스 파트를 맡을 약사가 없는 말에 순순히 참여를 결정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재능을 키워내고 있는 류일선 약사가 앞으로 또 어떤 재능을 선보일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