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서 한국약국을 운영하는 이정현 약사가 약대 동기이자 전화상담을 통해 24시간 주민 건강 돌보미로 살아가고 있는 서울 강북구 메디팜미소약국 서원영 약사(숙명약대 89)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약·건강 관련 24시간 상담전화 운영

서원영 약사가 운영하는 메디팜미소약국에 들어서면 고객들이 대기하는 공간 앞에 작지만 눈에 띄는 POP 하나가 걸려있다.

‘약과 건강에 대해 궁금하시면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24시간 전화를 받습니다’라는 내용의 POP가 그것이다.

서원영 약사가 약준모(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한 강의에서 접한 고객서비스 내용을 4년여전 약국경영에 접목한 것이다.

약국이 문을 열었을 때는 약국에서, 문을 닫은 후에는 약국전화가 서 약사의 핸드폰으로 연결되도록 해 고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는 것.

“약국 문을 닫았을 때 사람들이 갑작스레 아프다거나 집에 있는 상비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잖아요. 이럴 때 약사로서 고객에게 전문지식을 활용해 적절한 대처법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서 약사는 24시간 상담전화 운영과 관련해 “약국을 하루 종일 운영할 수는 없지만 전화는 하루 종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수면을 취하는 시간에 혹시 전화가 걸려와 불편을 겪지는 않았을지 궁금했다.

서 약사는 “왠만해서는 꼭두새벽에 전화를 하는 일은 없지 않냐”며 “대부분 약국이 문을 닫은 늦은 저녁이나 주말에 전화가 오기 때문에 생활에 별다른 불편을 겪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 약사가 지난해 말 현재의 자리에 새롭게 약국을 오픈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근무 외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는 많지 않다.

“현재의 약국을 오픈한 지 10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일주일에서 4통 정도 핸드폰(약국전화 착신)으로 전화를 받고 있어요. 아직은 약국 오픈한 지 얼마 안됐고, 홍보가 잘 안 돼서 상담전화가 적은 것 같아요.”

그는 “아직은 응급상황 등에 대한 것보다는 몇 시까지 약국 문을 여는지, 주말에 약국을 운영하는지 등 급하지 않은 문의가 많은 편”이라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우리 약국의 24시간 상담전화가 널리 알려지게 되면 약사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약국경영의 핵심은 철저한 고객관리

서원영 약사가 약국을 개국한 건 2006년. 이전까지 병원 약제부서에서 병원약사로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했다. 서 약사가 생각하는 병원약사, 약국 근무약사, 개국약사는 차이는 무엇일까?

“병원약사는 많은 일에 비해 제대로 전문직능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죠. 개국약사가 된 이후에는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고객에 맞춰 어떤 일반약을 들여놓을지 등 모든 것을 직접 책임져야 하는 게 다르더라구요. 이로 인해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내 고객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인 것 같아요.”

서 약사가 7년 째 약국을 운영해 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전략은 무엇일까?

“약국이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고객관리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고객의 질환정보와 함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무엇인지, 식전에 먹어야 할 약을 식후에 복용하는 등 개별고객의 특이사항이 있다면 빼놓지 않고 꼼꼼이 체크하고 있어요.”

각각의 고객정보를 근거로 생활관리에서부터 식사관리, 영양요법 등을 통해 고객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약사의 전문직능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들이 건강할 수 있는 돕기 위해 그동안 하정헌임상영양학 강의와 메디팜 양병학 강의, 모니카 약사로 통하는 메디팜모니카약국 김혜경 약사의 인터넷 강의 등 다양한 강좌를 접하고 공부하면서 내공을 다져왔다.

지난해 말 현재의 자리에 메디팜미소약국의 문을 연 서 약사는 아직까지는 약국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며 약국이 좀더 자리를 잡으면 근무약사를 고용해 자신의 건강을 위해 투자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지금은 가족들과 한달에 한번 정도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는 정도죠. 앞으로는 등산이나 검도 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운동을 해보고 싶어요.”

약사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24시간 상담전화로 주민들의 건강을 챙겨가고 있는 서원영 약사에게서 변화해가는 개국가의 모습이 오버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