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한 첫 DPP-4 억제제인 제미글로는 한국인 대상 최적의 용량으로 임상시험을 마친 한국형 당뇨병치료제로, 향후 시장에서 새 이정표를 쓰게 될 겁니다.”

LG생명과학 합성의약사업부 박희술 부장은 4일 “제미글로는 지난 2006년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을 통해 한국인에 적합한 임상용량이 선정됐고, 임상 3상은 한국과 인도의 약 30여개 병원에서 동시에 진행돼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박희술 부장은 “시타글립틴과의 직접 비교 임상에서 유사한 효능·효과를 보였고, 복용 후 6주차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혈당 강하 효과가 확인했다”며 “반감기가 17~21시간으로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고, 간과 신장을 통해 균형있게 대사가 이뤄져 신장질환자에게 용량조절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제미글로는 계열별 첫 번째 성분 등재 후 5년 만에 출시되는 제품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발매 후 최단기간 내 시장에 진입하는 국내 개발 신약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국내 전문의들이 개발과정부터 직접 참여해 다양한 임상사례와 처방사례를 토대로 해외학회에서 다수의 논문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미글로의 국내 출시 시기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말 심평원에 약가관련 기초자료를 제출했다”며 “기존에 약가 협상이 5~6개월 정도 소요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말 경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사 중 당뇨 라인업이 잘 갖춰진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으로 1~2달 후면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는 “글로벌 시장 진출은 기존에 영업이 원활한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2009년 12월 중국 쌍학제약과의 기술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2010년 11월 터키 노벨社와도 계약을 완료했다”며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 및 인도, 중남미, 러시아 등으로의 완제 수출에 대해 다국적기업 및 현지 대형 제약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안전성 이슈로 인해 장기적인 임상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선적인 고려대상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에 이어 현재 5개의 복합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부터 메트포르민 복합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다양한 복합제를 시장에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박 부장은 제미글로가 탄생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대규모 임상을 꼽았다.

“당뇨치료제 특히 DPP-4 계열 약물은 수행한 임상시험의 종류와 그 규모가 매우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제미글로도 임상 1상에서 3상까지 1,000여명에 육박하는 규모로 진행했으며, 아직 결과를 나오지 않은 임상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촉박한 시일 내에 완료해야 할 임상들이 너무 많아 이 부분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LG생명과학의 DPP-4 억제제 ‘제미글로’의 제품명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첫 번째는 LG를 상징하면서도 계열 특성인 α·β 세포에 모두 작용하는 점과 간·신장으로의 균형잡힌 배설을 의미하는 Gemi 접미어에다가 ‘Glucose lowering’에서 ‘글로’를 붙여 탄생했으며, 두 번째는 국내 최초 당뇨병치료제 신약으로써 세계적 진출을 통해 보석과 같은 영광을 한국에 가져다준다는 의미로 ‘Gem’(보석)과 Glorious(영광)를 합성했다는 설명이다.

성분명인 제미글립틴은 LG를 상징하는 Gemini(쌍둥이)에 계열 특성 접미어인 Gliptin에서 따 온 것이다.

국산신약 ‘제미글로’가 올 하반기 시장 출시 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