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불제도가 올바르게 자리잡기 대만과 일본의 포괄수가제도의 현황과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와 공동으로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일본·대만의 DRG지불제도 운영경험과 발전전략'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우리나라의 포괄수가제 운영현황에 대해서 발표한 강길원 충북대 교수는 "현재 시행중인 포괄모형은 단순 다빈도 상병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향후 복잡한 질병군이 포함된 입원환자 전체에 적용하기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포괄수가제는 맹장수술 등 7개 질병군에서 특정 질병군 진료 시 일정액을 지불하는 제도로 지난 2002년부터 전체 의료기관의 70%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의료기관 선택참여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통제기전이 작동하지 않고 비용과 재원일수의 효과는 크게 없다"며, "7개 질병군 모형과 신포괄모형을 종합평가해 접목하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입 전에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에서는 일본과 대만의 전문가도 참석해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전략을 함께 논의했는데, 타카시 후쿠타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교수는 "일본의 경우 1998년 DRG를 기반으로 하는 지불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이후 2001년부터 DPC 분류에 대한 연구를 거쳐 2003년 DPC 지불제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총 2,658개 분류군이 개발돼 2010년 현재 1,391병원(약 18%)이 참여하고 있는 DPC 지불제도는 일당정액제와 행위별수가제를 혼합한 체계이다.

타카시 후쿠카 교수는 "의료기관의 기능과 특성을 반영한 지불보상 조정기전이 있다"며, "입원기간이 짧아질수록 1일당 지불비용이 높고, 입원기간이 길수록 비용이 낮아지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유춘리 국립양밍대학교 교수는 "총액예산으로 거시적으로 비용을 관리하고 있는 것과 미시적으로는 입원 진료비 총액을 분배하는 기전으로써 DRG를 지불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행위별 수가제에 비해 DRG가 환자의 자원소모를 의미있게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고 의료자원 이용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대만의 행위별 수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DRG 분류는 그 자체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각 나라의 실정을 고려하여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DRG의 적용은 지불만의 문제라기보다는 DRG 개발 자체가 보다 과학적인 연구에 기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춘리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묶음지불(bundle payment) 등도 고려할 수 있다"며,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의 심사평가원과 같은 대만 중앙건강보험국은 진료의 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왔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