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드레 만드레 우거진 골로
우리네 삼동네 보나물 가세

강원도의 대표적인 구전민요 정선아라리에 등장하는 가사 한 대목이다. 정선아리랑으로 계승 발전된 본 가사에는 ‘한 치 뒷산에 곤드레 딱죽이 님의 맛만 같으면 고것만 뜯어 먹어도 봄 살아 나지’라는 대목도 있다. 여기서 한 치 뒷산은 평창과 정선에 인접해 있는 청옥산인데, 이 산에는 곤드레라는 푸성귀가 많이 자생하며 딱죽이, 참나물, 누리대 등과 함께 고급 산나물로 분류된다.

가사 중 ‘만드레’는 이곳 사람들이 음력 6월 초순 모를 심은 후 7월 중순 백중 즈음에 세벌김매기를 하면서 불렀던 전통 농요(農謠)인데, 이 날 농사를 잘 지은 부농들이 머슴들의 노고를 치하하여 고기와 술 등을 제공하는 풍년제를 올렸다 한다. 깊은 산속에서 어지럽게 자생하는 곤드레의 모습이 만드렛날 술 취한 머슴들의 모양새와 같다하여 ‘곤드레 만드레’가 탄생한 것이다.

곤드레(고려엉겅퀴, Cirsium setidens)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전국 들판에 자생하며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지중해 연안, 북미 남서부 등 북반구의 온대부터 한대까지 널리 분포한다.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으로 하는데 데쳐서 우려내어 건나물, 국거리, 볶음용으로 이용하며 무기성분,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보기보다 맛이 좋은 산채이며 빈궁기에는 구황식물로 이용되기도 한 유용한 산채이다.

고려엉겅퀴는 대개 2∼3년 정도 지나면 뿌리가 썩어 죽게 되고 종자가 떨어져 자라게 된다. 초장이 50∼100㎝정도이며 1년생의 경우는 분지가 1∼3개 정도이나 2-3년생의 경우에는 8∼11개 정도로 발생하며 줄기는 곧게 자라고 근생엽은 15∼30㎝, 너비 6∼15㎝의 장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결각상의 톱니와 가시가 있다. 꽃은 7∼8월에 피며 가지 끝에 자주빛 두화가 여러 개 핀다. 열매는 수과이며 길이가 1∼2㎝ 정도로 5∼9㎜의 관모가 있다.

생육에 알맞은 온도는 18∼25℃로서 비교적 서늘하고 공중습도가 높은 곳이 좋으며 건조가 계속되는 곳은 적합하지 않다. 토층이 두꺼워 배수가 양호하면서 보수력도 좋은 비옥지가 이상적이다. 토질은 약산성(pH 5.5∼6.5)으로 사질양토가 좋으나 어느 토질에서나 잘 자라는 편이다. 산성에 상당히 강하며 습지에도 잘 견디므로 배수구를 만든다면 밭 재배로도 가능하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가림 시설로 재배하는 것이 좋다.

곤드레 나물은 곤달비라고도 한다. 주로 태백산의 해발 700m 고지에서 자생하는 야생나물로서 담백하고 영양가가 풍부하여 우리나라의 500여 가지 산나물 중 으뜸 나물로 꼽힌다. 정선, 평창지역이 무공해 특산지로서 매년 5월쯤 채취하는 곤드레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곤드레는 맛이 부드럽고 향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곤드레 나물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A 등의 영양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곤드레를 쌀과 섞어서 밥을 지어 양념장과 곁들여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라서 요즘 건강식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곤드레는 곰취와 같이 약용으로 쓰이며 민간에서는 부인병에 사용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엉겅퀴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쓰며[苦] 독이 없다. 어혈이 풀리게 하고 피를 토하는 것, 코피를 흘리는 것을 멎게 하며 옹종(擁腫)과 옴과 버짐을 낫게 한다. 여자의 적백대하를 낫게 하고 정(精)을 보태 주며 혈을 보한다.’

곤드레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소화가 잘되고 나물 중에는 비교적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그 외 칼슘, 비타민A가 풍부하여 각종 성인병에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곤드레의 효능을 살펴보면
1. 성인병 예방. 곤드레는 섬유질, 단백질, 필수지방산, 칼슘, 인, 철분, 베타카로틴, 비타민A가 풍부하여 당뇨와 고혈압, 혈액순환에 좋아 성인병에 좋은 건강식품이다.
2. 여성병 치료. 곤드레는 어혈을 풀어주며 자궁의 냉대하에도 좋다.
3. 변비예방. 곤드레는 섬유질이 가장 많아 변비개선에 좋다.
4. 지혈작용. 곤드레는 지혈작용이 있다.
5. 이뇨작용. 곤드레는 신장에 좋은 영향을 주어 신장염, 소염, 이뇨작용, 부종에 좋은 효능이 있다.
6. 신경통 관절염 예방. 곤드레 생즙을 마시면 신경통과 관절염에 좋은 효능이 있다.
7. 소화촉진. 곤드레는 소화가 잘되어 소화력이 약한 어르신들에게 특히 좋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곤드레 나물밥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생채로 만들기>
1. 곤드레를 삶아서 물기를 꼭 짜서 들기름과 소금으로 무친다.
2. 일반적인 물의 양으로 약한 불로 밥을 짓는다.
3.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준비한 곤드레를 흩어 넣는다.
4. 밥이 다 되면 양념간장으로 비벼서 먹는다.
<말린 나물로 만들기>
1. 곤드레 나물을 오랫동안 물에 불려서 부드럽게 삶아 꼭 짜둔다.
2. 들기름을 듬뿍 넣고 소금, 마늘, 파를 조금씩 넣어 무쳐 둔다.
3. 물을 조금 적게 넣은 밥솥에 나물을 골고루 펼쳐 얹고 밥을 짓는다.
4. 밥이 다 되면 골고루 섞어 큰 대접에 담아 양념장으로 비벼 먹는다.
< 양념장 만들기 >
1. 간장에 깨소금, 고춧가루, 실파, 마늘을 넣어서 만든다.
2. 막장이나 된장에 다진 마늘, 다진 파, 깨소금 등을 넣고 만들거나 입맛에 따라 재래간장 이나 왜간장 등에 여러 양념을 해서 먹어도 된다.
3. 뚝배기 된장찌개에 갖은 양념을 해서 비벼먹거나 고기를 구워서 쌈 싸 먹어도 좋다.
<곤드레 삶을 때 주의사항>
1. 물을 충분히 붓고 소금을 조금 넣어 준다.
2. 물이 끓을 때 곤드레를 넣는다.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으면 나물색이 검게 변하니 가끔 뒤집어 준다.
3. 시금치를 데치듯이 하면 곤드레 특유의 맛이 나지 않으므로 줄기가 어느 정도 물러질 때까지 충분히 삶아야 한다.
4. 건져낸 후 찬물에 헹궈 요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