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김귀자 전무가 다음 주자로 한국콜마 김성애 연구부장(대구가톨릭대 66학번)을 추천했다.

만들고 또 만든다. 등산 모임, 골프 모임, 총동창회 장학위원회, 불우이웃돕기 사업 등 약대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동문간 친목도모는 물론 더 나아가 사회적 참여에 이르기까지 약대동문회 활동에 열정적이다.

약대동문 내 모임 활동에 미다스
한국콜마 김성애 연구부장은 2년 전에 약대동문 내에 직업인약사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제약회사, 심평원, 식약청 등에서 활동 중인 대구가톨릭대약학대학 동문들로 구성됐다. 김 부장에 따르면 현재 40여명의 동문이 참여할 정도로 2년새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비록 처음에는 동문간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모임이었지만 여기서 그치기에는 김 부장의 성에 차지 않는다.

“직업인 약사모임에서는 참석 동문들이 자신들이 하는 업무에 대해 소개하면서 각 직업에 대한 고유의 틀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는 친목은 물론 학술적인 내용도 다룰 수 있는 약사모임으로확대·발전시키고 싶다”

그래서일까? 김 부장은 보다 많은 동문들이 직업인 약사모임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이 모임이 확실하게 정착하고 대외적인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후배약사들의 넓은 시야를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남다른 후배사랑의 소박한 표현이다.

이러한 마음은 약사고시가 있는 날이면 시험장에서 어느 약대동문보다 후배들의 합격을 열렬히 기원한다. 김 부장은 “과거에는 후배들이 여관에서 숙식하면서 약사고시를 준비해 먹거리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해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며 “요새는 시험을 마친 후배들의 뒷풀이 비용을 지원한다”면서 세대차를 실감하고 있다고.

그렇지만 김 부장은 “우리 약대 후배들의 합격률은 100%에 달한다”며 “수석자를 배출하기도 한다”고 자랑을 잊지 않는다.

무엇보다 김 부장은 ‘창조적인 약사로 거듭날 것’을 후배약사들에게 당부한다. 김 주장은 약대졸업 후 제약회사에서 연구직으로 일하고 싶었지만 1970년대 당시 열악한 국내 제약환경으로 인해 그 열망을 이루지 못했다. 비록 당시 동산의료원(현 동산병원)에서 병원약사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도 그때의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를 선도하는 자세 필요하다
김 부장에 따르면 동산의료원은 미국인이 설립한 병원으로 자체 내에 제약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이곳에서 소화제, 효소제 등을 만들어 쓰고는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영어가 좀 됐다는 게 김 부장의 말이다. 필리핀에서 열린 FAPA총회에서 연자로 나서 영어로 발표할 정도니 함께 간 선배약사들이 현지 약사회 약사들과 소통이 필요하면 김 부장의 얼굴을 바라볼 수밖에.

그는 후배약사들이 제약사의 연구분야로 진출의 폭을 넓히기를 바란다. 과거에는 외국에서 개발한 것을 뒤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연구환경과 시설 등이 충분히 갖춰져 더 이상 외국을 따라가는 것이나 아니라 우리가 선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는 믿음에서다.

여기서 얻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회사도 발전해야 직원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듯이 성취감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게 김 부장의 말이다.

김 부장은 “약사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활동으로 특정분야에서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환경이 바뀐 만큼 약사들도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최근 서울대 인문학부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면서 김 부장이 가슴 속에서 새긴 말이다. 이제는 마인드가 선진국을 무조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소 벗어난 이야기지만 김 부장은 대학입시에 우리 역사과목이 필수가 아닌 것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우리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밑바탕이 되는 철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부장은 서울대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역사 바로 알기에 필요한 연구비를 흔쾌히 지원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경영자 과정의 졸업생끼리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인문학에 대한 꾸준한 공부를 이어오고 있단다. 분야도 조선시대 사상사라니 약사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이 보이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여기서 배우는 우리 선비들의 논리적 방법론은 김 부장이 현재 한국콜마에서 하고 있는 일이나 대외활동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김 부장은 한국콜마에서 연구부장으로 국내외 의약품·화장품의 시장현황 등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에서 필요한 개발항목이 무엇인지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록 직접 연구·개발에 나서는 것이 아니지만 그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