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약국 다지는 대상증후군 모니터단 운영

최근 중구약사회와 지자체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사증후군의 예방을 위해 지자체와 지역 약사회가 손잡고 본격적인 건강관리사업에 착수함에 따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각 25개 구보건소를 중심으로 고혈압, 고혈당, 중성지방, 복부비만, 콜레스테롤 등 5가지 요소를 통합 관리하는 일명 ‘대사증후군 오樂프로젝트’를 실시해오고 있다.

대사증후군 약사 모니터단 출범
이 프로젝트를 시가 단계적으로 확대·추진하면서 주목한 곳이 바로 지역 약사·약국이다. 약국은 지역주민들이 수시로 왕래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약사의 참여는 대사증후군 관리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구청은 관내 약국 18곳이 참여하는 대사증후군 약사 모니터단을 운영하기로 하고 지난 26일 공식적인 위촉식을 가졌다.

중구약사회 김동근 회장은 “약국은 항상 지역 주민들이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에 대사증후군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업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보건소로 안내해줄 수 있는 적합한 공간이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약사·약국이 지역사회의 뿌리를 내리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솔직히 지자체가 관리대상자를 자체적으로 모집하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즉, 약사가 약국을 방문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제시하고 있는 5가지 사항을 점검해 검진과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보건소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이 약사 모니터단의 역할이다.

게다가 약사·약국으로부터 안내받은 주민은 보건소에서 대상증후군과 관련된 검진을 무료로 받으면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 당뇨·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동네약국 활성화 단초 제공
이렇게 건강검진을 받은 주민들이 안내받은 약국을 찾는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약국에 입장에서는 동네약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단초가 되는 셈이다.

사회적으로도 최근 보건의료의 추세는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돼 정착되면 건강보험 재정절감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지역 약사회와 보건소가 공동으로 건강관리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중구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니터단 운영을 통해 축적되는 노하우, 약국·보건소 연계형태 등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현실 데이터를 만들어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업은 모니터단 활동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향후 관내는 물론 전국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바람이다.

무엇보다 그는 대사증후군 관리 등과 같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사업에 약사가 관여하고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약사들이 이같은 사업들의 참여를 외면하면 국민들은 약국이 의약품만 판매하는 장소로만 오해할 수 있다”며 “보건의료사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약사·약국 위상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네사랑방 약국의 새로운 진화
과거 의약분업 이전에 약국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김 회장에 따르면 약국 내에서 각 가정의 대소사, 상담, 개인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통의 공간이 돼왔다.

그러나 분업이후 변화된 의료환경 속에서 오늘날 약국에서 이런 모습을 찾기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약사 모니터단 운영은 지역사회에 기반 한 약사·약국의 새로운 동네사랑방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면 그 알맞은 방법이 필요한 법이다. 따라서 약사들이 보건의료사업의 참여를 통해 약사직능의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중구약사회는 관내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보건소의 이동 진료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중구는 인쇄소 등 영세업체들이 많고 이곳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시간적·경제적 여건상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어려워 실질적으로 의료환경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상증후군에 노출될 기능성이 높아 해당 보건소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김 회장은 이들이 근무시간에 짬을 내 관련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약국에서 시간 배분과 모집을 담당하고 보건소에서 출장검진을 하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건강 책임지는 건강관리약국
그는 중구약사회에서 관내 유치원, 초·중·고, 노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올바른 의약품사용교육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에서 약사들이 약의 전문가로 약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스스로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약사사회에서 의약품안전사용교육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서울지역 단위약사회에서 독거노인 방문복약 서비스 등이 추진되는 등 지역사회에서의 약사들이 활동영역이 약국 밖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 회장은 “OECD국가들에서 약사·약국들이 지역사회에서 잠시 약국 문을 닫고 약물관련 강의나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시대가 발전하면 약사직능도 이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약사사회가 각 지역마다 비록 형태가 다르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사사회는 향후 미래 약국모델로 ‘건강관리약국’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대상증후군 관리사업, 올바른 약물사용 교육 등과 같이 현실화할 수 있는 움직임들이 각 지역에서 꿈틀되고 있고 있어 더 이상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다.

그래서 중구약사회와 구보건소의 대상증후군 관리사업이 함축하고 있는 중요성은 애써 강조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