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복약지도·무료투약 등 사회봉사 변화 모색

약사사회의 인보사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주요 인보사업 성금이나 물품 전달에 그치는 부분이 많았지만 지금은 봉사를 몸소 실천하거나 약사직능을 십분 살리는 인보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독거노인 인근약국 방문 복약상담
은평구약사회 전광우 회장은 “약사회의 사회봉사 활동에서 물품이나 성금 전달도 좋지만 여기에서 멈추는 것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는 약국·약사가 지역사회와 보다 밀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래서 은평구약사회는 약사회원들이 관내 독거노인을 방문해 복약상담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인보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방문을 통해 노인들이 복용하고 있는 약을 잘 설명해주고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복약지도하고, 동시에 유효기간이 지난 약이나 중복 복용하는 약은 없는지 세심히 살피는 방문 복약지도서비스이다.

금천구보건소가 진행하고 있는 정약용119 서비스와 큰 차이는 없지만 구약사회에는 독특한 부분이 있다.

방문 복약상담서비스팀을 따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인근 약국·약사들이 방문해서 상담에 나서 주변 가까이에서 노인들의 건강을 돌본다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약사·약국 위상 정립
또한 나눔의 무료급식소에서 약사회원들이 직접 배식 봉사를 하고 건강상담을 해주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어 인보사업의 실천적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의약분업이후 지역사회와 약국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부분이 있다”며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약사직능에 맞는 실천적인 봉사활동이야 말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현 시대적 환경에 맞은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들이 병원 앞으로 집결하면서 과거 동네 사랑방과 같은 약국의 역할이 많이 희석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한 이러한 구약사회의 활동은 변화된 약국환경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전 회장은 “많은 약사회원들이 사회봉사를 하고 싶어도 기회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구약사회 차원의 이러한 봉사활동은 약사의 위상은 물론 대국민 인식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동호회 활성화로 약사공동체 강화
그는 인보사업의 실천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듯이 발로 뛰는 회무를 강조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구약사회 내 동호회 활성화에 한창이다. 동호회가 열리는 날이면 날마다 찾아가 회원들을 격려하고, 이들과 함께 활동을 즐기면서 다른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항상 동호회 모임 사진에는 전 회장은 빠지지 않는다. 기타를 붙잡은 모습이나 마라톤을 하면서 헐떡이는 전 회장의 모습 속에서 동호회 활성화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 회장은 “동호회는 약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라며 “동호회 활동을 통해 회원들의 친목도모와 화합은 물론, 약사회무에 대한 공유와 전달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은평구는 오카리나 연주, 기타, 마라톤, 걷기, 탁구, 모듬북, 한약 등 다양한 동호회가 구성돼 회원들이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

솔직히 반회를 활성화시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공통의 관심사라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통해 회원들간의 공유점을 찾아내고 마음과 마음으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데에 동호회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적자생존과도 같은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동호회를 통해 약국간 경쟁을 선의경쟁으로 진화시키고, 오히려 과거 경쟁자에게 약국 운영에 조언과 관심을 가져줄 수 있는 약사공동체가 동호회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회원에게 활짝 열린 약사회관
그래서 은평구약사회관은 약사회원들의 동호회 활동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전 회장은 “약사회 공간은 동호회 활동이나 모임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며 “회관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회장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약사회에서 약국이 문을 닫는 밤 늦은 시간에 동호회 관련 전문강사를 초빙해 배움의 시간을 갖고 장소까지 제공해주고 있어 동호회원들은 아무런 부담없이 서로간의 약국외 활동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전 회장은 구약사회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소비자·약국간 민원 등이 들어오면 바로 현장에서 신속하게 해결해주고 있다고 자칭 약사회 ‘전문 CEO’라며 자평했다.

최근에는 유효기간이 지난 향정신의약품을 약사회에서 수거해 직접 보건소로 가져가 폐기처분하는 사업도 하는 등 회원들이 약국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들을 아까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전광우 회장은 인보사업이나 동호회 활동에서 직접 발로 뛰는 회무에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회장 취임시 회원들에게 한 약속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이를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