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신순옥 변호사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동문인 박종혁특허법률사무소 박종혁 변리사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개발단계부터 특허전략 수립 필요

“국내 제약사들이 아직까지도 제품을 개발한 후에 특허를 준비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특허, 허가, 약가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전략을 배워야 합니다.”

지난해 말 박종혁특허법률사무소 문을 연 박종혁 변리사(중앙대약대 91학번)는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 준비 시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약품 개발 단계에서 특허와 허가, 약가를 연계해 다른 제약사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제품 개발을 진행하면서 창의적인 작업을 통해 복합적인 특허 장벽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변리사는 “다국적사들은 개발단계에서부터 다각적으로 특허장벽을 형성하는데 심열을 기울이고 있다”며 “실제로 한 기업의 경우 특허팀 인원만 200여명이었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약학 등 관련분야 박사 출신이라는데 놀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국적사에게 있어서는 특허팀이 생명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변리사는 “이에 비하면 국내사들의 특허전략은 아직까지 다국적사들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다국적사처럼 세계를 세분화해 지역별 특허전략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이 간극을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 1998년 변리사의 길로 들어선 이후 10여년간을 와이에스장합동법률사무소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의약품 특허 등록, 권리행사 등의 업무를 집중적으로 맡아왔다.

이제 다국적사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를 통해 고급특허전략을 세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박종혁 변리사가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그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려 하고 있다.

박 변리사는 “이전에 근무했던 사무소에서는 국내 제약사의 특허 업무를 담당하지 않아 세미나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 역량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빠르지 않더라도 조금씩 튼실한 기반을 다져 국내 제약업계의 특허전략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제약업계, 자문변리사 적극 활용해야

박 변리사는 “의약 전문 변리사 사무소가 꽤 있지만 대부분 특허를 출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적인 특허팀을 가동할 수 없다면 특허 부문을 아웃소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자문변리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약사별로 규모에 따라 특허팀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제약사가 자체적인 특허팀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아웃소싱이 필요합니다. 자문변리사를 두고 개발단계부터 특허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박 변리사는 “자문변리사가 회사의 파이프라인을 파악해 그에 맞는 특허전략을 짤 수 있도록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문 역할을 맡게 되면 일은 많아지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이를 적극 활용해 효과적인 특허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혁 변리사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가 국내 제약사의 특허전략을 세우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다국적사의 특허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특허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인지, 또한 다국적 제약사들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떤 특허전략을 짜야 하는지를 자문해 주고 새로운 전략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입니다.”

박종혁 변리사의 이같은 자신감은 끊임없는 자기 개발 노력들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약제학을 전공으로 해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미 경희대 법무대학원과 서울대 바이오최고경영자과정을 마치기도 했다.

지난해 일본의 ‘지재관리’에 한국의 특허·허가 연계 제도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학회 등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기고하고 있으며, 오는 4월 19일에는 일본라이센스협회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해 강연을 할 예정이다.

변리사의 길로 들어서 가장 많은 비즈니스를 담당했던 일본에 대한 프로모션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막 자신의 이름을 건 사무소를 열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박종혁 변리사는 “100명 정도의 특허법률사무소로 키우는 게 목표”라면서 “국내 제약업계를 위해 의약품 분야를 세분화한 특허전략 등에 대한 책을 써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