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자유시장약국 이보필 약사가 부천시 심곡동의 이웃사촌이자 고객들과 한 땀 한 땀 정을 꿰어가고 있는 환도약국 임진영 약사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고객에 대한 세심한 관심은 필수

부천역 인근 경인국도에 인접해 있는 환도약국은 주변 약국들에 비해 병의원과의 거리 등 입지적인 부분에서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고객들과의 접점 찾기를 통해 약국경영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는 약국이다.

환도약국 임진영 약사(이화여대약대 93학번)는 지난 2009년 5월 현재의 약국을 인수해 개국약사로 첫 발을 내딛었다. 개국약사로 보면 2년이 채 안된 초보약사인 셈이다. 하지만 임 약사가 고객을 맞이하는 모습은 단순한 약사와 환자의 관계 그 이상이다.

임 약사는 약국을 찾는 고객들의 말을 세심하게 들어주고, 조언과 상담을 해주면서 그들의 삶 속으로 한 발씩 다가서고 있다.

“이 지역에는 나이드신 분들이 참 많아요. 몸이 아파서 약국을 찾긴 했지만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아픔도 함께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죠. 그래서 넋두리를 하는 분도 계시고, 관심을 받기를 원하는 분들도 계세요. 약국 일이 여유가 있을 때는 고객의 넋두리도 세심하게 들어드리려고 노력해요. 바쁠 때는 어렵지만요. 그분들과 얘기를 나누고 하소연도 들어드리면서 몸이나 마음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거든요.”

임 약사는 “고객들이 약국을 찾은 이후 증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좋다”며 “조금이라도 고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혼자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서울대 온라인 임상약학 강의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점점더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한 지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약국을 찾는 고객 중 노인분들이 많다보니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문의가 많아요. 아는 부분은 설명해 드리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죠. 그래서 건기식에 대한 지식의 깊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는 조금씩이라도 건기식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가지려구요.”

임 약사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양약과 건기식의 상관관계에 대한 것이다.

“아직까지 많은 자료를 찾아본 건 아니지만 양약과 건강기능식품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는 별로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환자들 중에는 양약과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관련 공부를 꼭 해보고 싶어요. 그러면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천문관측에 다시한번 빠지고파

임진영 약사는 대학 졸업 후 관리약사로 근무하다 고려은단으로 옮겨 잠시 품질관리를 담당했다.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외부의 일에서 손을 놓았다. 그 때 만나게 된 것이 천문관측이다.

임 약사는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차에 지인으로부터 제약사를 추천받고 자리를 옮기게 됐다”며 “제약사에 근무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임 약사는 한때 천문관측에 푹 빠져 살았다며 그때만 해도 별을 보는 즐거움에 더위와 추위도 가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제약사에 근무하면서 관심이 많았던 천문관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어릴 적부터 별을 보고 별자리를 찾는 것을 좋아했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사이월드에서 천문 관측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됐어요.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천문 관측에 푹 빠졌죠.”

그는 “시간이 날 때면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천문인마을 등을 다니면서 밤늦게까지 별을 바라보는 시간을 즐겼다”고 언급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한동안 손을 놓았던 천문 관측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도 드러냈다.
“지금은 아이도 아직 어리고 남편과 상의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해서 천문 관측을 하러 간다는 건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별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갖고 싶어요.”

인터뷰 도중 약국을 방문한 할아버지의 다소 긴듯한 하소연에도 웃음과 함께 일일이 답해주는 임 약사의 모습에서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말하는 지역 건강파수꾼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