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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월드뉴스 |
신약개발 체제로 공격적 경영美 머크社, R&D 부문에 경영자원 집중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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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 의약부문은 과감히 분리
미국 의약품업계의 우등생으로 손꼽히는 기업인 머크(Mark)가 공격형 경영으로 자세를 바꾸었다.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비의약품부문을 분리시키고 연구개발(R&D) 부문에 경영자원을 집중투입한다.
경쟁상대인 화이자가 파마시아 인수합병(M&A)으로 부동의 톱메이커로 자리를 굳힌 다음에도 거액의 M&A 확대노선을 계속 치달을 기세인 것과는 달리 신약개발에 역점을 두는 공격적 기법으로 대항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올초 미국 명문대학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피터 김 생물학 교수는 그에게 머크사 입사를 강력히 종용하는 레이몬드 길마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머크사는 어디까지나 머크사로 남아 있을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변화무쌍한 M&A의 이합집산 물결 속에서 장차 머크 경영의 방향을 물은 것. 이에 대해 길마틴 회장은 “물론이다. 기초연구부문에서 최첨단을 달린다는 머크의 사명감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답변을 들은 김교수는 망설이지 않고 올 초 머크 R&D 부문 책임자로 취임했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의 문답에서 화제가 된 ‘머크다운 것’이란 무엇인가.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머크사 연구소는 캠퍼스라고 불린다. 연구수준도 높지만 건물의 모습과 환경을 대학교와 비슷하게 꾸몄기 때문에 캠퍼스라는 호칭이 제격이다. 사실상 머크 창업자인 조지 머크는 1933년 이 연구소 개소식에서 “일류대학과 학문적 수준에서 대등한 입장에 서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선포했다.
김 교수의 전임자인 에드워드 스콜니크씨는 미국국립보건연구원(NIH) 출신이며 암세포연구의 권위자이다. 이처럼 최고의 두뇌들을 모아 자석 역할을 시킴으로써 세계 각국의 실력있는 연구인력을 유인하고 있다.
연구자에게는 외부 연구기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실력을 연마하도록 요구한다. 기초연구성과를 비밀로 하지 않고 학술잡지나 학회에서 발표하도록 장려한다. 비만증의 메커니즘 해명에 힘쓰는 하워드 주임연구원은 “과학에 대한 관심을 업무와 연결시키는 기회를 머크사가 마련해 주었다”면서 직장에 대한 만족을 표시했다.
특허 2천건으로 화이자 능가
머크사는 로이 바제로스 회장이 밝힌 “영업부문이 R&D문제에 가타부타 참견하는 것을 금한다”는 입장을 지금도 전통으로 지키고 있다. 머크는 지난 2년 사이에 영업요원을 1천5백명 증원했지만 길마틴 회장은 “영업부문의 규모가 회사 경쟁력의 원천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머크사의 진수는 자유로운 연구개발의 문화를 결과적으로 이윤에 연결시켜온 전통이다. 미국 재계잡지 포춘(Fortune)지에 따르면 1996~2001년 사이에 머크가 배출한 특허건수는 1천9백93건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제약계 톱을 지켰다. 1건의 특허취득에 소요된 평균비용은 6백만달러이다. 이것은 2위인 화이자의 평균소요비용 1천7백5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액수다.
경영학자 짐 콜린즈 박사는 머크사에서 “이익문제를 도외시하고 오직 의료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기업풍토가 연구자들의 의욕을 자극해 유례없는 높은 생산성을 실현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의약품업계를 둘러싼 환경의 급변이 머크에도 변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게놈(전유전정보) 완전해독 등 첨단생명과학 기술의 등장과 임상시험의 대형화 때문에 한가지 신약에 소요되는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 10년 사이에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대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후보건수는 1996년도의 53건에서 지난해에는 17건으로 급감했다. 신약승인 절차상의 장애물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머크도 실상은 자사가 개발한 대형신약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 고민중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늘어 증수했으나 순이익은 1993년 이래 9년만에 처음으로 감소되는 감익추세를 나타냈다. 특히 든든한 버팀목인 고지혈증치료제 조코(Zocor, Simvast- atin)의 특허기간이 2006년도에는 만료되기 때문에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머크의 길마틴 회장은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한 경영컨설턴트 출신이다. 주식시가 총액으로 늘 1위를 다투는 미국 일류기업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사외이사직을 역임했으므로 주식값에 대해 관심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그는 경영전문가인 동시에 “약은 사람을 위해 존재할 뿐 이익을 위해서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조지 머크 철학의 신봉자이기도하다. 그가 얻은 결론은 “주식가치는 기초연구 속에 잠잔다”는 것. 따라서 기업형태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서 잠자는 주식가치를 깨우고 해방시켜 치솟게 한다는 것이다.
머크는 지난 8월에는 의료보험청구 등 사무처리와 대금결제를 대행하는 메도코 부문을 미국에서 분리시켰다. 메도코 부문은 머크 총 매출의 60%를 차지하지만 이익률은 낮다. 머크사의 지난 2/4분기 매출의 이익률은 14%로 화이자사의 24%를 크게 밑돌았지만 이윤율이 낮은 메도코 부문을 제외시킨다면 의약품 부문의 이익률이 32%에 달하게 된다. 의약품 사업의 높은 수익률을 과시해서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를 높여보자는 노림수도 숨어있다.
그러나 미국 약업계 우등생이라는 머크의 변신은 어딘가 서투르며 박력이 모자란다. 지난 7월에는 주식공개 방식으로 메도코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이것이 1년 이상 지연되면서 결국은 분리독립시키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꿨다.
그러나 워너램버트사나 파마시아를 삼켜서 짧은 기간안에 기초연구개발 성과를 매수하는 화이자사의 M&A 전략과 조직의 비대화를 견제하면서 기초연구의 생산성을 한층 더 높여나가는 머크사의 신약개발 R&D 전략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꾸준히 기초연구에 몰두하는 머크의 기업자세에 대해서는 지지자가 많다. 반면에 화이자방식의 몸집불리기 개편을 지향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양사의 행방을 세계 제약산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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