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 주인공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 권영이 부장이 의약품시험연구소 백완숙 이사(숙대 78학번)에게 바통을 넘겼다. 두 사람은 대학동문에서 같은 직장동료로 만나 돈독한 정을 이어오고 있다.

‘의약품 탐색·분석’ 20여년 전문가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 분석본부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백완숙 이사(숙명약대 78학번)는 "우리나라 의약품 시험관리의 수준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20년 동안 연구원으로서 한 우물을 파오면서 그간 우리나라 의약품들의 검사시설의 발전상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가능한 대답이다.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Korea Drug Test Laboratory)는 수입한약재의 품질검사, 수입의약품 등의 자가 품질관리를 위한 의뢰시험, 한약재 규격에 관한 조사연구, 한약 제조업소 및 의약품 등 수입자의 위탁시험검사,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등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관능검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순도시험과 회분시험 등과 같은 정밀검사와 위해물질검사를 하면서 정밀한 분석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백완숙 이사는 대학 졸업 후 같은 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5년 동안 약품부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하며 연구사로 근무했다.

그러다 지난 1993년 KDTL에 입사를 했다. 당시 6명이던 연구원은 현재 60명으로 늘어났고 한약재 품질관리소로 출발했던 연구소가 현재는 의약품, 화장품, 의약외품과 한약재를 총 망라하는 의약품 등 전반의 품질보증 기관으로서 자리잡았다. 여기에 새롭게 동물실 확보와 운영으로 생물학적제제까지 검사영역을 확대했다.

백 이사는 “지난 2008년 식약청이 공인한 생동성시험 요건 적합기관 중 유일하게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정확성과 투명성이 보장된 결과를 경제적인 비용으로 서비스 하며 시험 의뢰자에게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문 연구기관이 국민의 입장에서 의약품 품질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면서 “한약의 규격과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연구는 국민의 입장에서 연구하지만 의약품을 적정 생산하고 건보 재정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동문회 활동·강의로 빠쁜 일상

최근 모교인 숙명여대약대 동문회의 홍보임원을 맡게 된 백 이사는 “대학 동기들도 이젠 다들 삶의 여유를 가지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인간관계를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백 이사는 경희대 약대 겸임교수로도 출강 하며 KDTL의 업무와 강의, 동문회 활동까지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며 생활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일에 몰두하다 강단에 서서 학생들을 만나는 건 기분 좋은 긴장감이에요. 제가 그동안 느낀 게 있는데 공부는 연속성이 있어서 학생의 신분일 때는 배우는 것들이 당장은 중요하지 않아 보여도 살다보면 연결고리가 되고 그때 배우두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암기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갔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응용적인 방식으로 하려고 노력중인데 학생들이 제가 바라는 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네요.”

‘환경위생학’ 과목을 강의한다는 백 이사는 “‘위생학’은 약사들이 모든 직역에 진출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탄탄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강의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전하는 인생이 아름답다

그는 약업계에 근무하는 여성으로서 항상 도전을 해야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었고 여자 후배들에게도 자신이 본보기가 될 것임을 알기에 일을 하는 자신의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백완숙 이사는 예비 약사들에게 시야를 넓게 떠 공직과 연구분야, 제약업계 등 다양한 분야들에 도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주문한다.

또, 당장 눈앞에 있는 한 가지 길만 볼 것이 아니라 수십, 수백 가지의 길도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약대 졸업생들의 장점은 약학을 베이스로 여러 영역에 진출할 수 있어요. 식약청과 같은 공직약사의 경우 국내 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제약회사는 신약을 개발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KDTL과 같은 연구소는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이 있고요.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잘할 수 있는가를 판단해 관심분야에 재직 중인 선배 약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미래의 진로 탐색을 위해 필요한 방법입니다. 어떤 현장에서 일하든 ‘약에 대한 전문가’라는 사명감을 갖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