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이애형 약사가 숙명약대 동문 선배이자 베품의 미학을 역설하는 최연애 약사에게 릴레이 바톤을 넘겼다.

약사사회, 베품의 열정 갖춰야
“약사 서로 간에 결속력을 다지고 주위 사람들에게 더 크게 베풀 줄 아는 약사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약사사회는 변해야 합니다.”

수원시 팔달구에서 샤론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최연애 약사(숙명약대 78학번)는 약사사회의 문제점으로 결속력이 약하고, 스킨십이 부족하며, 베푸는데 인색하다고 지적한다.

최연애 약사는 “약사회는 임원 임기가 끝나면 서로 간의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결국 약사회의 발전적인 위상을 정립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서로간의 스킨십 등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생각을 키우고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부딪히면서 얻는 인간관계가 많다고 말하는 최 약사는 수원시약사회 여약사회장으로 재임 중 인연을 맺게 된 로타리클럽을 통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했다.

2004년부터 2년간 수원지해 로타리클럽 회장을 맡았던 시기에 찾은 로타리클럽 국제대회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최 약사는 2004년 오사카 로타리클럽 국제대회에 참석해 보니 참석자들이 너무너무 열정적이고 이익이 아닌 봉사하려는 것에 대해 그 열정을 쏟는 모습을 보고 흥분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2005년에는 클럽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해여서 행사 준비로 분주했지만 이를 통해 얻은 것이 더 많다는 최 약사.

백주년 당시 클럽 회장들의 모임인 백우회를 만들었고, 회장단도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클럽 활동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얘기해주면서 더 나은 모임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로타리 클럽에서는 매주 회원들이 번갈아가며 지적장애인들이 일하는 공간인 엘림작업장을 찾아 그들과 함께 일하고 분기별로는 광교산 등으로 등산대회를 다녀오곤 한다.

또한 매년 지역내 독거노인들에게 김장을 담아드리며 정을 나누고 있다.

약사 친절은 신뢰의 기본 조건
일부 개국약사들이 환자들에 대해 처방조제만 해주면 된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얼마 전 한 환자가 와서 병원은 친절한데 한 약국에 갔더니 본체만체 해 기분이 나빴다는 말을 들었다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는 위로받기 위해 오는 건데 이처럼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약만 지어주는 건 약사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원 밀리오레에서 약국을 운영했을 때 참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적은 금액을 벌 때에도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약사들도 약국을 찾는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그들의 아픔을 다독여줘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고객에게 한 마디라도 더 따스한 말을 건네려 노력하는 최 약사는 결국 약사사회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약사들이 많이 베푸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약사들은 우리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나만, 내 가족만 보지 말고 내 옆에 사람들도 봐야 합니다. 시야가 열리면 약사회가 바뀔 것 같습니다.”

실내 인테리어, 의상 디자인 등을 좋아해 약국의 실내 장식은 가급적 직접 꾸민다는 최 약사는 주위 사람들과 관계도 꼼꼼하게 챙긴다.

그래서 일단 몸담은 모임이나 조직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최 약사는 수원시약사회 한약위원장, 부회장, 여약사회장, 감사 등을 거쳐 현재 총회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숙명약대 수원동문회가 발족한 2002년부터 동문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또한 수원시약사회 볼링동호회인 영롱회에서도 4년 동안 회장을 맡았고, 지금도 모임 때면 빠짐없이 참석한다.

주변을 따사로운 손길로 어루만지려 노력하는 최 약사는 앞으로 실버타운과 비슷한 형태로 정신적으로 황폐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휴식도 취하고 일생을 보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요즘 들어 육체적으로 불편한 것 못지않게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그들의 황폐해진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곳이요.”

김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