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열린 마포구약사회의 자선다과회가 누구보다 남다르게 다가오는 약사가 있다.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구약사회관을 건립했고 후배약사들에게 조언을 아까지 않았던 정운삼 명예회장.

정운삼 명예회장은 “너무 기분이 좋다”고 첫 말을 연다. 그는 “후배 약사들이 뜻을 모아 처음이라면 처음일 자선다과회를 마련한 것에 뿌듯하다”며 기뻐했다.

정 회장은 과거 자선다과회가 피치 못해 중지된 30년 전 사연을 회상한다.

과거 자선다과회에서 여약사들이 한복을 차려 입고 다과회장을 선배·동료 약사들에게 잔을 나눴는데 당시 시대적 인식이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자선다과회는 중지됐고 30년이 이어졌다.

그런데 올해 소외된 이웃을 돕고 여약사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자선다과회가 필요하다는 양덕숙 회장이 말에 정 회장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정 회장은 아쉬움을 남기도 했다. 그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행사인데 많은 음식을 차리기 보다는 조촐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후배 약사들을 이길 수 있는 선배약사들은 없나 보다. 다른 구약사회에서도 이와 같이 한다는 말에 후배들의 손을 들어줬다.

정 회장은 “자선다과회를 마치면 이번 다과회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후배들이 이같은 조언을 꼭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도 정운삼 명예회장의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선배가 못했던 일을 후배약사들이 해줬다는 자랑스러움 때문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