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유예는 대형화 위한 마지막 호소”

“의약품 유통이 도매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도매업체 대표들은 우리가 유통일원화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면 잘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이미 의약품 유통량의 90% 정도를 도매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도매업계가 대형화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이한우 회장은 29일 도협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도매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대형화가 필수적이고, 3년 유예는 회원사들을 설득해 통폐합이나 연합 통해 대형화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마지막 호소”라며 의약품 유통일원화 일몰제 3년 유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회장은 “유통일원화가 폐지되면 도매업계는 피해액이 2조원 이상에 이르고 거의 60%의 업체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는 “최근 들어 회원사들의 불만이 폭발 일보 직전까지 와 있는 상태이지만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가급적 정부 및 관련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일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도매업계가 자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제약업계의 경우 상당수 업체들이 유통일원화를 찬성하고 있는만큼 8월 중으로 제약업계의 유통일원화 유예에 대한 유보적 입장으로 찬성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우 회장은 “그동안 지오영, 백제약품 등이 물류에 대규모 비용을 투자했고, 현재 하남시에서 추진할 예정인 물류단지에 도매업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며 “국내 도매업체들의 물류비 투자는 아직까지는 말 그대로 투자의 개념이다. 투자가 성과를 이루기 위해선 3년 유예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통일원화가 유예될 경우 협회 차원에서 회원사들이 대형화로 갈 수 있는 기회를 규등하게 제공할 것”이라며 “10개 회원사가 뭉쳐서 독립적으로 가되 연합물류를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형화 시나리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병원들이 그동안 제약사 거래를 통해 많이 득을 봐왔다. 짐작이지만 그것 말고는 반대하는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유통일원화가 폐지되면 가격은 그대로인 채로 양측간에 블랙머니가 오고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