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통해 ‘용기’와 ‘자신감’ 얻어

“약사 업무를 2년 동안 하지 않으면 약국현장에 다시 적응하기 어렵다는 약사 선배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약사면허와 노력만 있다면 언제든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만이 밀려왔다”

강혜선(50) 약사는 2005년 6월까지 강남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처방약을 조제하지 않는 동네약국이다 보니 의약분업 이후 찾아오는 손님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한방과립도 도입했지만 생각만큼 효과는 없었고 근무약사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약국을 접은 것이다.

그래서 이 기회에 다른 진로를 생각해보기로 헸다. 10년의 약국생활 동안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쌓였는지 생각없이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 나섰단다.

결국 강혜선 씨는 강 약사로 다시 돌아왔다. 대한약사회에서 ‘약사면허 장기 미사용 여약사 취업지원 교육’에 관심은 갔지만 5년은 짧다고 생각해 괜히 교육 분위기를 흩트릴까 고민도 됐다. 그러나 선배의 권유로 이번 교육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강 약사는 “교육 커리큘럼이 너무 좋았다. 약뿐만 아니라 정책 등 약국외적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루는 약사회 1층 대회의실 교육장에 일찍 온 적이 있어 벽 한편에 걸려 있는 약사윤리강령을 다시 읽어보니 약사의 진정한 역할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지겹도록 봐왔던 내용인데 말이다. 어쩌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낀 것이 아닐까.

“조제가 약사의 본질적 역할은 아니다. 약사는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다. 그만큼 복약지도가 중요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이웃들에게 봉사하고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약국을 떠난지 5년 동안 약국이 그립지는 않았단다.

오히려 “약국을 안하다보니 일찍 문 닫는 약국들이 밉더라. 일찍 열고 늦게 닫는 약국이 정말 고마웠다. 급할 때는 무조건 병원 응급실 밖에 없었다”고 말을 잇는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교육을 받으면서 강 약사는 약국개업에도 조금 욕심이 났다고 털어놓는다. 물론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다. 약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교육에서 얻은 최고의 선물은 ‘용기’다. 약국실습 나가기 전 날에도 낯선 곳에서 혹시나 실수를 해 폐를 끼칠까봐 잠도 안 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달라진 약국 환경이 쉽지는 않았지만 실습 약국에서 가족같은 분위기로 대해줘 고마웠다”

장시간 교육을 같이 받았던 같은 처지의 약사들, 그리고 대한약사회의 일원이라는 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약국을 그만 둔 후에도 신상신고를 해왔는데 올해는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제 교육은 끝났다. 어디로 가야할지는 강 약사의 몫이자 이번 교육을 받은 여약사들에게 달렸다. 자신의 일을 갖은 여성은 행복하다. 이들에 단 한마디는 전할 수 있을 듯 싶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