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후천성 용혈성 빈혈
1)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Autoim-mune hemolytic anemia ; AIHA)
환자 체내에 항체가 생겨 자기 혈구를 용혈시키는 경우이다. 항적혈구 항체의 온도 감수성에 따라 warm-Ab type과 cold-Ab type이 있으며, 그 밖에 장기이식에 의한 경우나 신생아의 용혈성 빈혈도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로 분류할 수 있다.

Warm-Ab는 37℃에서 적혈구와 결합하는 반면, cold-Ab는 체온이 0℃에 가까워질수록 점차 결합력이 커진다. Cold-Ab에 의한 빈혈에는 한냉응집소병과 발작성 한냉 혈색 소뇨증이 있다.

① Warm-Ab에 의한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autoimmune hemolytic anemia)
a. 개요
자가면역성 빈혈중에서 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2/3는 원발성이며, 1/3은 다른 질병(만성림프성백혈병, 림프종, 전신성홍반성낭창(SLE, AIDS 등), 또는 약물에 의해 속발한다. 항적혈구 항체가 IgG 또는 IgM이거나 이들의 혼합이고, 항체는 주로 Rh특이성을 갖고 있다. Warm-Ab는 37℃에서 가장 활성화를 초래하는 온항체이다.

b. 증상 및 진단
관련 소견은 빌리루빈과잉혈증, 합토글로빈(haptoglobin) 및 비장비대가 있고, 중증의 경우 진성용혈증, 헤모글로빈혈증, 헤모글로빈뇨 및 shock을 나타낸다. Direct Coomb’s test에는 양성이며, MCV는 정상 범위이다. 적혈구, 헤모글로빈(Hb), 적혈구용적(Hct)는 감소하며, 백혈구, 혈청 빌리루빈, 혈장 헤모글로빈, 뇨와 변 중 유로빌리노젠은 증가한다.

c. 치료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환자는 사망한다.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프레드리솔론을 경구투여하나, 빈혈의 증세가 아주 심할 때는 hydrocortisone을 대신 정맥 투여할 수 있다. 프레드리솔론 투여 후 약 5~10일 후에 헤모글로빈치가 증가하고 망상 적혈구수는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후 5~7주에 걸쳐 헤모글로빈치가 감소되지 않고 망상 적혈구수가 증가되지 않는 최소량을 투여하도록 한다.

프레드리솔론 치료 실패환자는 51Cr적혈구 스캔을 실시해서 비장이 주된 적혈구 파괴 장소임이 확인되면 비장절제를 시행하고, 간이 주파괴 장소이면 비장절제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azathioprine 또는 cyclophosphamide를 이용한 면역 억제요법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② 한냉 응집소병(Cold agglutinin disease ; CAD)
a. 개요
보통 항체가 IgM이며, 나이 많은 환자에서 주로 유발되는 만성자가면역성 용혈성빈혈로 발병되거나 Mycoplasma pneumoniae 및 mononucleosis 감염의 이차성으로 발병된다. 30℃ 이하로 온도가 낮아지게 되면 반응이 촉진된다. 만성의 경우 온난성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warm-AIHA)처럼 심각하지 않지만, 차가운 온도에 노출될 경우 헤모글로빈뇨를 일으키는 급성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b. 증상 및 진단
차갑게 노출된 부위의 국소 빈혈의 증상은 손가락, 발가락, 코, 귀 등이 창백해지고 청색증을 나타내며, 비장비대이다. 보체(C3dg) 결합으로 기인된 직접 항글로불린검사 양성 소견이 나타난다.

c. 치료
원인질환이 밝혀지면 원인을 먼저 제거해야 하며, 추운곳은 피하고 따뜻하게 지내도록 한다. Chlorambucil을 1일 2~4㎎ 경구복용하면 효과가 있으나, 스테로이드(steroid)나 비장절제는 효과가 없다.

③ 발작성 한냉혈색소뇨증(Paroxysmal cold hemoglobinuria ; PCH)
a. 개요
한냉에 노출됐을 때 침전해 혈중에서 용혈을 일으키고 뇨중에 혈색소를 배설하는 질환이다. 갑작스럽게 한냉에 노출돼 정상체온 이하로 떨어지면, 환자 혈장 내에 존재하는 자가항체가 적혈구에 부착하게 되며, 이어서 한냉상태에서 정상 체온으로 상승될 때에 적혈구를 파괴시킨다.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으며, 희귀한 질환이다.

b. 증상 및 진단
돌연히 발작하고 발작 후에 곧 쇠퇴하는데, 발작이 일어나면 허약감, 두통, 경련, 구토, 설사가 있고 뒤이어 오한과 발열이 따른다. 헤모글로빈(Hb), 적혈구용적(Hct)이 떨어지고, 혈청 빌리루빈과 혈장 헤모글로빈은 상승한다.

c. 치료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경우는 대개 일과성이어서, 추운 곳을 피하고 보조적 치료만 시행해도 회복된다. 만성 경과를 보일 때에는 스테로이드 또는 cyclo- phosphamide를 투여한다.

④ Erythroblastosis fetalis(태아 적아구증)
a. 개요
신생아의 용혈성 빈혈로서 모체 혈액과 태아 혈액간에 일어나는 반응 때문이다. 항원은 태아 혈구 또는 혈구 표면이 되며, 모체 혈액순환계에 들어가 항체를 생성하고 이 항체가 태아 체내에 들어가서 태아 체내에서 용혈을 일으킨다. Rh(-)인 부인이 임신한 경우에 적아구증의 태아를 가질 가능성이 있으나, 그 가능성은 대략 10% 미만이다.

b. 증상 및 진단
과량의 혈장 빌리루빈으로 인해 신생아 또는 태아의 뇌가 손상되거나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혈장 빌리루빈 수치의 지속적 검사가 중요(적혈구 파괴의 지표)하다.

c. 치료
이 질환에 대한 처치로서는, ⓐ 아기의 체내에서 용혈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혈구를 제거할 것, ⓑ 혈구를 파괴할 수 없도록 태아내의 혈장 항체를 제거할 것, ⓒ 용혈로 생긴 태아 내의 빌리루빈이 뇌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빌리루빈을 제거할 것 등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교환 수혈을 한다. 또 백신(vaccine) 등을 개발해 만든 Rh0GAM을 Rh(-)인 부인에게 주사하면 Rh 항체의 생성을 예방할 수 있다.

2) Paroxysmal nocturnal hemo- globinuria(PNH : 발작성 야간혈색뇨증)
a. 개요
혈색소뇨가 야간 또는 수면 중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적혈구 구조상의 결함 때문에 발생되는 질환으로 생각되며, 수면 중 CO2의 축적에 의해 혈액중 pH가 산성화됨으로써 혈구의 파괴가 일어나게 된다. 혈구가 파괴되면 뇨중에 헤모글로빈이 배설되어 혈색소뇨증(hemoglobinuria)이 된다.

b. 증상 및 진단
황화철 test와 Prussian blue reaction에 양성이다. 적혈구, 헤모글로빈, 적혈구 용적(Hct), 백혈구, 혈소판은 정상이하이고, 적혈구, 혈청 빌리루빈, 혈장 헤모글로빈, 뇨중 유로빌리노젠은 정상 이상이다.

c. 치료
치료에는 androgen 제제와 predniso- lone이 이용된다. 철결핍이 동반되어 있으면 철제제를 투여하는데, 이때 용혈반응이 합병되면 적혈구 수혈 또는 predniso- lone을 투여한다. 한편 일부 환자에게서는 혈전증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때에는 heparin, warfarin 등의 항응고제를 투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