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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약사의 박물관 이야기⑫ 대나무 매화학매병허리를 휘청거리는 하얀 몸매 대나무 매화학매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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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5.10  11: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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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매죽학문매병 靑磁象嵌梅竹鶴紋梅甁 보물 1168호

가늘고 긴 대나무 가지들이
바람에 밀리어 허리가 휘청하다.

고고한 하얀 학 두 마리가
대나무 숲 위로 나르고 있다.

한 마리는 뒤에서 고개를 쑥 빼내어
한가롭게 간지러운 깃털을 다듬고 있다.

대나무가 왜 저렇게 심하게 기울어져 있을까?
아마도 대나무가 술에 취한 게 아닐까?

바람에 허리가 휘청거리듯 흔들리는 모습이
술취해 중심을 못잡고 한쪽으로 가느다란 허리를 드러낸다.

매죽매병을 만들던 고려 도공의 모습이 떠오른다.
술취한 도공 눈에는 대나무가 긴 허리 여인으로 보였다.
흐늘거리며 드러내는 대나무 뽀오얀 몸매에 마음이 살랑거린다.

지난 밤 청자 잔으로 죽순주를 너무 마셔 취한 것일까?
너무 기울어져 쓰러질세라 매화가 버팀목이 되어 준다.

대나무야~ 바람결 타고 자꾸 매화에게로 향하는구나.

매화가 대나무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대나무가 매화를 찾는 것 같기도 하여라.
대나무와 매화가 서로 한몸이 된 듯하다.

경남 하동군 적령면 우계리에서 자태를 드러내었지.
발굴 당시 파손된 청자 잔의 조각이 함께 있었다네.
아니면 대나무가 일으키는 바람에 취한 것일까?

아무리 흔들려도 제자리로 돌아오겠지.
대나무 왼쪽에서 매화가 버티어 준다.

매병의 몸매가 천학매병을 쏘옥 빼 닮았다.
자그마한 주둥이
통통하고 단단한 어깨
에스라인을 그린 허리
날씬한 몸매에
롱드레스를 입은 키가 큰 여인같다.
역시 매력적인 보물이다.

국립박물관 청자실은 아무리 다녀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이처럼 아름다운 청자들이 반가이 인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립박물관은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청자관람 후에 봄꽃이 만발한 화사한 박물관 정원도 거닐어 보자 .<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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