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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약사의 박물관 이야기⑪ 국보 95호 참외모양 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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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5.10  10: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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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란 말은 한자 그대로 풀이해 보면 푸른 빛깔의 자기그릇이다.
청자의 색은 단순히 푸른 빛깔이 아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청자(靑瓷)라는 말대신 벽호(碧壺)라는 용어를 썼다. 청자는 보는 사람마다 색감이 달리 느껴진다. 푸른 하늘의 색같기도 하고 먼산의 푸르름 같기도 하고 깊은 물의 색 같기도 하다.

그래서 비색(翡色)이라고 했다. 비색은 비밀스럽기도 하고 비취같기도 한 색이다. 고려청자는 독특한 비색과 더불어 청아함과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에 도취되게 한다.

고려의 대문장가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서 다음과 같이 고려청자를 노래했다.

선명하게 푸른 옥 빛이 나니 / 瑩然碧玉光
몇 번이나 매연 속에 파묻혔었나 / 幾被靑煤沒
영롱하기는 수정처럼 맑고 / 玲瓏肖水精
단단하기는 돌과 맞먹네 / 堅硬敵山骨

청자의 종주국인 송나라 사람들마저 고려청자에 대하여 아름답다고 극찬을 하였다.
송나라 사신 서긍은 그의 고려방문 기행문인 고려도경에서 비색(翡色)이라고 말했다.

도기의 색이 푸른 것을 고려인들은 비색이라고 부른다.
근년 들어 제작이 섬세해지고 광택이 더욱 아름다워졌다.

고려사람들은 어떻게 흙으로 저토록 기품 있는 비췻빛을 탄생시켰을까?
청자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백토와 유약과 1200도 이상의 온도이다.

철분이 조금 섞인 백토를 사용하여 초벌구이를 하고 유약을 바른 후에는 가마 안에 공기가 못 들어가게 한 상태에서 1200도가 넘게 구워야 한다.
그러면 백토의 옅은 회색과 어울려 청자 고유의 색인 투명한 비취빛이 생긴다.
고려청자의 아름다운 비색(翡色)을 가장 잘 나타낸 것이 국보 94호 이다.

참외모양의 몸체에 주둥이는 참외꽃을 연상시키는 단아한 꽃병이다.
긴 목에 주름치마 모양의 높은 굽이 받치고 있어 단정하면서도 우아하다.
담록색이 감도는 맑은 비색 유약이 얇고 고르게 발라져 있어 아름답다.

참외 모양 화병은 중국에서 시작되어 많이 만들어져 왔지만 고려청자는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좀 더 개성적으로 발전되었다.

중국청자와는 다른 독특한 푸른색인 비색을 띠게 만들었다.
참외모양 꽃병은 문양이나 채색과 장식이 없이도 아름답다.

특히 완벽한 균형미와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정제된 아름다움이 참외모양꽃병만이 내뿜는 매력이다.

몸체의 굴곡과 곡선이 코카콜라병을 연상시킨다.

참외모양꽃병은 경기도 장단군 장도면에 있는 고려17대 임금 인종무덤인 장릉(長陵)에서
황통(皇統) 6년(1146) 기년(紀年)이 들어 있는 인종(仁宗) 시책(諡冊)과 함께 출토되었다.

이 작품은 순청자시대에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가마에서 구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청자의 정확한 명칭은 청자소문과형병(靑磁素文瓜形甁)이다. 한자이름이 무척 어렵다.
다행히도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하면서 참외모양병이라고 이름을 쉽게 고쳐주었다.

국보94 참외모양청자와 형태는 같으나 모란무늬와 국화그림이 있는 것이 국보 제114호이다.

참외모양병과 더불어 모란국화무늬참외모양청자 또한 12세기 청자 전성기의 걸작품이다.

국립박물관은 고려실을 새로 만들면서 특집으로 고려청자들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 요란한 깃발과 포스터들이 홍보용으로 부착되어 있는데 그 포스터에는 국보 95호 청자가 커다랗게 그려져 하늘에 펄럭이고 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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