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만드는 것도 약사의 역할

(주)파마피아 신용희 대표는 79년 경희대 약대를 졸업 한 후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의 첫 발을 제약업계 쪽으로 내딛었다.

본래 좁은 공간에 얽매여 있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었고 두발로 직접 뛰며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좋았던 탓이다. 그렇게 신 대표는 81년 대웅제약에 입사하면서 이제는 30년에 이른 업계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군대 제대 후 개발부가 무언지, 생산부가 무언지 개념이 서있지 않을 때였는데 단순히 보다 활동적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에 영업 분야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제품의 이점이나 특징을 설명해 주는 업무였는데 하는 일이 적성에 맞아 무척 의욕적으로 움직였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만 해도 약사가 제약업체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는 것은 흔한 경우였다. 생산자와 구매자 사이를 둘러싼 환경이 다르고 약에 대한 정보를 약사만큼 틀림없이 전달할 수 있는 직능인이 없다고 믿었던 탓이다.

5년에 거쳐 대웅제약 병원 담당 영업사원의 역할을 하던 신 대표는 그 후 부서를 마케팅 파트로 옮겼다. 이곳에서 3년 가량 자신이 이전에 몸 담았던 영업부서의 활동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신 대표는 88년 대웅제약 성남 공장으로 파견돼 실제 의약품이 생산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곳에서 신 대표는 10년 동안 일하며 생산 과장 등 주요 관리직을 거쳐 총 책임자로서의 역할의 하게 됐다.

“처음 성남 공장에 약사가 한 명도 없어 어떻게 보면 대표격으로 가서 일하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죠.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여러 예민한 조건들을 감안한 이론적 배경이 든든해야 안전한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 복잡한 약사법이 적용돼 제품이 생산되기 때문에 약사들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한 현장이라고 할 수있죠. 당연히 현장에 약사가 존재하고 거기서 의약품이란 제품을 만드는 데 전문 지식인으로서의 백그라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이후 서울제약, 동구제약 등을 거치며 의약품 생산의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신 대표는 업계로 발을 내딛은 처음에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약사라고 하면 단지 약국에서 환자에게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단정입니다. 좋은 약을 디자인하고 보다 깨끗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약 자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찌 보면 보다 본질적인 약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약사들이 자신의 성향과 뜻에 따라 펼칠 수 있는 직능인의로서의 다양한 역할을 고민해 봐야 합니다.”

140여개 업체에 원료의약품 공급

이렇듯 의약품 생산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을 밑거름 삼아 신 대표는 현재 ‘(주)파마피아’를 손수 키워가고 있다. 회사는 대웅제약을 통해 인연을 맺은 신 대표의 후배가 2002년 설립한 것으로 신 대표는 지난 2005년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제약사들이 필요로 하는 원료 의약품은 워낙 가짓수가 많고 방대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힘든 면이 많습니다. 이러한 업체들의 인력 및 노하우 부족을 대신해 완제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 의약품을 발굴해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것이 파마피아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신 대표는 그 동안 각 업체에서 직접 원료 의약품을 생산하거나 해외 무역 등 유통 경험 있는 직원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직접 발로 뛴 노력을 통해 해 인도, 미국, 스페인 등 해외 23개 업체와 독점 계약 및 기술제휴를 통해 대웅, 일동, 한미 등 국내 140여개의 제약사에 원료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의약품 원료 및 건강식품 원료 개발 및 판매, 완제의약품 개발 및 유통사업, 원료 의약품의 해외 마케팅 등이 신 대표의 파마피아가 펼치고 있는 사업이다.

파마피아의 이러한 의욕 넘치는 활동 덕분에 2002년 5억 3천만원의 자본으로 출발한 회사는 지난 해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신 대표는 더욱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역영 확장으로 파마피아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파마피아가 원료의약품 공급을 위한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여기서 나아가 이를 직접 생산해 볼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제천바이오 단지에 생산 공장으로 쓸 부지 3,000평을 매입해 뒀습니다. 품목 선정이야 유동적일 수 있지만 반드시 현실화 시켜 이를 기반으로 회사를 더욱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바쁜 업무 중에 얻는 스트레스를 등산을 통해 푼다는 신 대표. 그동안은 약대 동기생이나 업계에서 만난 지인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

하지만 신 대표는 올해부터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어울리기 위해 사내 등산 동호회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직원들과의 격식없는 만남을 통해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파마미아를 더 큰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신 대표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