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김성동 약사가 친한 후배약사이자 약사로서의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고정철 약사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약사 정체성 고민하는 개국약사

예전에는 나이 40세를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고 해서 불혹이라고 했다. 하지만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40대는 오히려 자신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길을 찾아나서는 연령대가 아닐까?

경기도 광주시에서 서울보룡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고정철 약사(삼육대약대 87학번)는 개국약사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약사로서의 삶과 관련해 ‘나는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가?’라고 자문한다.

“약국 경영에 대한 많은 고민을 안고 살고 있지만 스스로 약국생활이 저와 잘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도 방향성을 못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하구요. 우리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약국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기도 하구요.”

고 약사는 현재 자신이 방향성에 대한 고민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을 내놨다. 교육과정이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

약대 졸업 후 한독약품 시약사업본부에 근무하다가 퇴사 후 결혼 전 아내가 약국을 운영하던 제주도로 삶의 근거를 옮겼다. 이후 2003년 현재의 자리에 약국 문을 열었다.

의약분업 당시 제주도에서 약국을 운영했던 고정철 약사는 분업이 시작된 이후 6~7개월 사이에 단골고객 절반 정도가 줄어드는 것을 상황을 겪기도 했다. 또한 젊은 그에게 제주도라는 지역이 닫힌 공간이라는 생각도 그가 제주도를 떠나게 된 하나의 이유가 됐다.

고 약사는 건강기능식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가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유아기 때 심한 아토피를 앓았던 둘째 아이에게서 비롯됐다. 아토피로 인한 아이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유기농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대한 관심도 생기고 적극적으로 배움을 얻으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약사로서의 전문성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죠. 그래서 만나게 된 것이 건강기능식품이었습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이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잘못된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약국경영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것이 사람이라는 고 약사는 “어느 약국에서도 마음 놓고 약국을 맡길 수 있는 근무약사를 만났으면 좋겠다”며 “능력있는 관리약사들을 한 곳에 묶는 인력풀이 만들어진다면 약국은 애로사항 중 하나가 해결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바이로 전국일주 꿈꾸는 개국약사

현재 경기도 광주시약사회 총무를 맡고 있기도 한 고 약사는 경기도 광주시에 약국의 둥지를 튼 이후 고정철 약사는 주변에 젊은 약사들이 많아 이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청년약사회라는 모임을 꾸리게 됐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2007년 11월 광주시약의 총무를 맡게 됐다. 고 약사는 스스로 조직에 폐를 끼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회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약국 경영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가능한 한 1년에 한번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려고 노력한다는 고정철 약사는 “신혼여행 때 다녀온 몰디브와 함께 그랜드캐년을 다녀왔던 기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외국 여행은 경험 못했던 것을 만나게 되는 경이와 두려움, 호기심 등이 교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동안 1년 정도 스킨스쿠버를 배워 입문 단계인 오픈워터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하지만 제주도를 떠난 이후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 스킨스쿠버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많은 고민을 안고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고정철 약사가 꼭 해보고 싶어하는 일은 무엇일까? 고 약사는 할리데이비슨 같은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일주하거나 미국 등 지평선이 보이는 도로를 달려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