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이정훈 약사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강의를 통해 얼굴을 익히고 약사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해 온 아침을여는 서래약국 윤영호 약사에게 바통을 건넸다.

자신의 아픈 몸 때문에 나선 건기식 연구

건강기능식품으로 특화된 약국을 경영하는 윤영호 약사(동덕·87)가 처음으로 건기식과 인연을 맺은 것은 온전히 자신의 아픈 몸을 낫게 하기 위해서였다.

본래 몸이 허약한 편이였고 약대 졸업 무렵 심각한 병을 앓아 ‘생존’을 위해 공부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

“17년 전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 개업을 준비하던 중에 간염을 앓게 됐어요. 증세가 심해 생명이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였는데 이때 결심을 하게 된 거죠. 살기 위해서는 직접 내 몸을 치료해야 겠다고 말이요.”

그래서 윤 약사는 졸업 이듬해 강남교육청 뒤쪽의 주택가에 약국을 열고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서적을 탐독하고 강의를 쫓아다녔으며 직접 복용해 효과를 확인하는 등 연구에 돌입했다.

당시 약국은 환자를 위해 열린 공간이였다기 보다는 자신의 몸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놓기 위한 실험소와도 같은 곳이었다.

이후 뱅뱅사거리를 거쳐 현재 서초구 서래마을로 약국을 옮기는 동안에도 윤 약사의 이러한 연구(?)는 계속됐다.

“제 몸을 시험 삼아 했던 연구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현재는 더할 나위 없는 건강한 몸을 얻게 됐고 이것이 모두 적재적소에 공급된 건강식품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몇 년 전부터는 이러한 경험을 환자들에게 되돌려 주고 있는 중이예요.”

특히 윤 약사는 2002년 현재의 자리로 약국을 옮기면서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물론 중증의 암 환자까지 상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서 건기식의 효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이러한 믿음이 자신감으로 이어져 윤 약사는 천편일률(?)적인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들에게도 상세히 건기식의 이점과 효능을 설명하며 건강을 위한 선택의 길을 넓혀준다고 한다.

일부는 건기식을 식품으로 간주하고 이를 약사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약사가 이토록 건기식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가 나날이 달라지는 모습을 본다면 어떤 약사도 건기식의 위력에 감탄할 거예요. 인공적인 화합물 중심의 약은 눈앞에 보이는 수치를 떨어뜨리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쓰이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현재 그 사람의 몸 상태는 자신이 살면서 해왔던 행동과 음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것을 부작용 없이 느리지만 분명하게 본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것이 건기식입니다.”

환자를 가까운 곳에 두는 것이 목표

이처럼 스스로의 아픈 몸으로 검증해낸 건기식을 권한 탓에 약국에는 윤 약사의 건기식만을 찾는 단골이 여럿이다.

이들은 수시로 전화를 걸어 건강을 상담하고 새 제품을 문의하는 등 윤 약사를 자신의 건강 관리자로 여긴다.

이러한 관계는 이윤을 넘어서서 윤 약사가 환자의 건강에 대해 갖는 진정한 관심에서 싹텄다.

“앞선 정보로 먼저 좋은 제품을 알게 되면 환자들에게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알려줘요. 제품 판매로 생긴 이윤보다는 보다 친근하게 환자에게 다가갈 수 있게요. 그러다 보면 약사에 대한 신뢰가 생겨 좋은 말들이 오가고 또 다른 환자를 소개하는 등 결국은 약국에 도움이 되죠.”

덕분에 좋은 제품을 발굴하는 것이 문제이지 판매를 걱정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윤 약사의 설명이다.

이러한 건기식 위주의 약국 운영으로 윤 약사는 처방전 수용에 긍긍하거나 일반약의 가격 문제로 환자와 실랑이를 벌이거나 하는 일없이 약사 직능의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수년 전 부터는 약사회나 일반인 대상 강좌를 통해 스스로 얻은 건기식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는 윤 약사는 여가생활마저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녀가 첫 번째로 꼽는 취미는 여행. 시간이 날 때면 약국 문을 닫고 훌쩍 떠나는데 늘 외국의 건기식 관련 학회나 세미나 일정에 맞춰 여행 스케줄을 짠다고 한다.

윤 약사는 끝으로 약국 카운터를 넘어 보다 가까이에서 환자를 지켜보며 그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웰빙센터를 지어서 환자를 곁에 두고 치료해주는 것이 앞으로의 희망입니다. 요양소와 약국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곳 말이죠. 나이 들고 병든 몸을 편하게 모시면서 약사로서 제가 공부해 왔던 것들로 그 분들의 건강을 돌보고 싶어요. 물리적인 것과 영양학적인 치료와의 상관 관계가 궁금하기도 하구요. 가끔 동료 약사들이나 환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도와주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금 약국에서 만나는 환자들을 훗날 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