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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나는 우리 역사⑪-고양시 행주산성한강줄기 아름답게 흐르는 임진란 최대의 전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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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0.14  09: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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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은 침략을 당한 조선은 물론 16세기 동아시아의 정세를 완전히 뒤바꿔 놓은 ‘국제적인’ 전쟁이었다. 특히 조선으로서는 가까스로 적을 물리치기는 했으나 전국토가 초토화되는 극심한 피해로 인해 역사 발전의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전쟁의 초기는 조선의 일방적인 패배였다. 전쟁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데다 군제마저 문란해진 조선으로서는 기나긴 전국시대를 거치며 숱한 전투를 치러낸 일본의 정예부대를 막아내기에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조선이 비로소 전열을 가다듬고 왜군을 상대로 전투다운 전투를 벌이기 시작한 것은 이순신 장군이 해전에서 빛나는 전과를 올리고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게릴라전을 펼치는 한편 명나라의 원군이 전쟁에 가담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임진왜란 중에 벌어졌던 전투 중에서 조선군이 가장 크게 이긴 전투로는 흔히 ‘3대 대첩’이라 해서 김시민 장군이 이끈 ‘진주대첩’, 이순신 장군의 빛나는 해전 ‘한산대첩’ 그리고 권율 장군이 이끈 ‘행주대첩’을 꼽는다.

이중 수도권에서 가까워 누구나 쉽게 가 볼 수 있는 역사적인 전투의 현장으로는 단연 행주대첩의 현장인 행주산성을 꼽을 수 있다. 행주산성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동 덕양산 정상 부근에 있는 전적지로 국가사적 제56호로 지정된 중요한 역사유적이다.

조선이 초기의 일방적인 열세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명나라 군대와 힘을 합쳐 왜군을 압박해 들어가던 1593년 2월, 전라순찰사 권율은 명나라 군대와 합세해 수도 한양의 탈환을 위해 북상, 행주산성에 진을 치게 된다. 그러던 중 합세하기로 했던 명군이 벽제관 전투에서 일본군에게 크게 패하는 바람에 권율의 군대는 졸지에 행주산성에 고립되게 된다.

사기가 오른 일본군은 3만의 대군을 휘몰아 행주산성에 진을 친 조선군을 공격하기에 이르른다. 행주산성은 본래 삼국시대부터 있어왔던 토축산성으로 대군을 능히 막아낼 만큼 견고한 성은 아니었다. 그러나 권율은 이 토성에 목책을 세워 보강하고 신기전을 비롯한 화약무기를 총동원 왜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왜군은 무려 9차례에 걸쳐 공격을 해왔으나 권율 장군의 뛰어난 지휘 아래 관군과 백성이 한 몸이 된 조선군의 맹렬한 반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마침내 큰 피해를 입은 채 퇴각하게 된다. 이 전투는 이른바 ‘배수의 진’을 치고 적군의 몇 분의 일에 불과한 적은 수의 군사로 대군과 맞서 싸워 이긴 그야말로 빛나는 승리였다.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은 해발 130여 미터의 나지막한 산으로 남쪽으로는 한강이 휘돌아 흐르고 남동쪽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밑으로 한강의 지류인 개천이 흘러 천연적인 요새를 이루고 있다. 토성은 덕양산 정상의 서북쪽을 가로막고 있었다. 토성의 특성상 세월에 따라 거의 대부분이 무너지고 유실되었으나 산 북쪽으로 토축 성벽의 일부와 문지門址가 최근 잘 복원되어 있어 어렴풋이나마 옛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현재 행주산성 내에는 행주대첩의 영웅 권율 장군의 동상과 그의 영정을 봉안한 사당 충장사, 그리고 행주산성 전투에 사용되었던 무기 등을 전시해 놓은 기념관이 있고 산 정상에는 대첩을 기념하는 우람한 행주대첩비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대첩비가 있는 덕양산 정상에 서면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유장한 한강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한강의 풍경을 이렇듯 아름답게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달리 찾기가 어렵다. 실제로 행주산성은 수도권에서 가장 유명한 해돋이 조망 장소이기도 하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은 바다 위로 떠오르는 동해의 일출과는 또다른 감동을 준다.

행주산성은 모든 유적들이 잘 다듬어져 있고 주차장을 비롯,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여러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역사학습을 겸한 나들이 장소로 전혀 손색이 없다.

글/유정서(여행작가/아하네체험학교 대표)<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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