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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약사의 박물관이야기②-청자상감운학문매병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紋梅甁)
홍승표  |  tcw1994@chol.c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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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09  1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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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학매병의 정확한 명칭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이며 국보 68호이다.
국립박물관에 많은 고려청자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국보 68호 천학매병은 없다.
천학매병이 숨쉬고 있는 곳은 성북동에 있는 간송 미술관 보화각이라는 보물창고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기념으로 많은 보물들을 전시할 때 필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청자실을 살펴 보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천학매병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개관기념을 위한 특별전시에도 간송미술관이 훈민정음 해례본 등을 비롯해 많은 귀한 보물들을 대여해 주었지만 천학매병만은 절대로 빌려주지 않았다.
그것만 봐도 간송 전형필이 천학매병에 대하여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가졌는지 알 만하다.
필자는 몇 해 전 간송 탄생 백주년 기념 전시회 때 보화각에서 천학매병을 볼 수 있었다.
그 때 처음 본 천학매병의 자태와 빛깔은 나의 혼을 빼앗아 갈 정도의 매력을 내뿜었다.
늘씬한 등신녀의 에스라인처럼 완벽한 몸매를 가진 천학매병은 나를 강렬하게 유혹했다.
최근에 신사동 호림박물관에 귀한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이 전시되고 있다기에 찾아갔다.
물론 외형적으로 천학매병과 무척 닮아 학은 많았지만 통통한 몸매를 보고는 실망했다.
역시 국보 68호 천학매병은 볼수록 사람을 잡아당기는 매력 넘치는 보물도자기이다.

간송 전형필은 어떻게 천학매병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일제 강점기 시절에 일본인들은 고려청자에 넋을 빼앗겨 야단스레 수집 붐을 일으켰다.
중국인도 고려청자에 찬사를 보냈지만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보물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개성 일대 고분을 파헤쳐가면서까지 난리를 떨면서 우리나라에 골동품 수집붐을 일으켰다.
국보 천학매병은 개성 근처에서 어느 도굴꾼이 몰래 파내어 일본인에게 팔아 넘겼고 결국에는 서울 필동에 사는 일본인 골동상 마에다 사이이치로(前田才一郞) 손에 들어갔다.
그는 날마다 넋이 나간듯 매력을 내뿜는 그 청자를 보며 상상 속으로 빨려 들어 갔다.
저 곡선은 마치 아리따운 여자의 어깨에서 허리까지를 본딴 듯 해~
가슴은 풍만하되, 허리는 벌의 허리처럼 가늘다랗단 말이야~
그 아래는 바람 난 여자의 엉덩이 선을 그리다가 말았네~
그래 이름을 천학매병이라고 지으면 되겠군~
1935년 간송은 우연히 이 천학매병을 보게 되었고 그 진가를 바로 알아차렸다.
그래서 한 푼의 에누리도 없이 엄청난 거금을 들여 마에다로부터 천학매병을 구입했다.
간송은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충청도에 있는 금싸라기 같은 땅을 팔아야만 했다.
그 당시 팔았던 충청도 땅은 현재 시세가 4000억원이나 된다 하니 그 가치를 알 만하다.
애당초 그 매병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마에다의 장인 아마이께는 통탄할 노릇이었다.
그는 일본 오사카의 유명 수집가 무라카미 더러 그 매병을 도로 사게해 달라고 부탁했다.
무라카미는 일본에서 당장 달려와 천학매병을 차지한 간송에게 긴급히 찾아갔다.
간송이 구입한 가격의 두 배를 드릴테니 천학매병을 자기에게 다시 팔라고 제안했다.
무라카미의 제안에 대해 간송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무라카미 씨~ 당신이 이 매병보다 더 좋은 물건을 저한테 가져오신다면, 저는 이 매병을 제가 샀던 가격에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값을 치르는 데는 인색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역시 간송다운 명쾌한 대답이었다.
간송이 있었기에 천학매병은 일본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이 세상에 천학매병보다 귀한 것이 어디 다시 있을까?

천학매병을 자세히 살펴보면 학이 천마리가 아니다.
아무리 세어보아도 학은 69마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병을 빙글빙글 돌리면 새겨진 학들이 움직인다.
학이 그려졌던 자리에는 하얀 학들이 다시 살아나서 날아간다.
수백~수천 마리 학이 비상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 같다.
그래서 천학매병이라 불리울만 하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을 어디한번 찬찬히 살펴 볼까요?
오우~맑고 투명한 비색이 너무나도 아름다와요
원더풀~ 소리가 저절로 나오네요.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자~ 이제 천학매병을 빙글빙글 돌려 볼까요?
앗~ 저기 좀 보세요.
매병에 새겨졌던 학들이 스르르 살아나더니 하늘 위 구름 속으로 날개짓 하며 날아가네요
천 마리의 학이 올라나고 내려가고 있네요~
보기만 해도 혼을 쏘옥 빼어가는 매력이 있네요.<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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