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인터뷰릴레이인터뷰
도봉구 백운약국 노용신 약사“나날이 위축되는 약국한약 아쉬워”
양우람 기자  |  tcw1994@cho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9.04.06  10:12:2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지난 회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강성심 약사가 한약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바탕으로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백운약국 노용신(성대 63학번) 약사를 추천했다.

의약분업 후 보람과 사명감이 줄어 약사로 살아가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 약국가의 한목소리. 특히 70년대 개발 광풍을 동네 환자들과의 신뢰와 정을 바탕으로 헤쳐 온 노(老) 약사에게 이러한 아쉬움은 더욱 클 것이다. 하지만 노용신 약사는 직능에 대한 믿음과 한약에 대한 사랑으로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말한다.

<소박했던 그 시절의 동네약국>

학창시절부터 약사가 되고 싶었다는 노 약사는 지난 67년도 성대 약대를 졸업하자마자 지금은 미야5동으로 지명이 바뀐 삼양동 인근에서 약국을 개설했다.

“졸업 하고 바로 삼양동 쪽에서 약국을 차렸습니다. 당시 삼양동은 서울 지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지요. 그때만 해도 약사 스스로가 자신의 직업에 갖는 사명감과 주위의 인식이 남달라 젊은 시절 고생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그 동네를 찾아갔죠.”

그곳에서 23년 동안 동네의 사랑방으로, 마을 주민들의 소박한 쉼터로 자리해온 노 약사의 약국은 지난 94년 지금의 쌍문역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시절에는 집집마다 물이 안 트여서 마을 공동 수도를 써야했죠. 근데 그 수도가 바로 제 약국 뒤편에 있었습니다. 집집 마다 물을 길으러 왔던 사람들이 몸이 아프거나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약국을 들러 인사를 하고 갔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분들이 입에 달고 했던 얘기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였어 요. 지난번 좋은 약을 주셔서 몸이 깨끗이 나았다는 거죠. 당시에는 지금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환자와 약사들 간의 어떤 끈끈한 정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한 밤에 몸이 아프면 응급실을 찾기보나는 먼저 동네 약국 문을 두드리는 것이 당시의 상황. 노 약사는 이를 귀찮게 여기기 보다는 약사에 대한 주민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일이라 오히려 고마웠다고 전한다.

현재 쌍문역 인근의 약국으로 옮긴 후 노 약사는 몇 년 후 의약분업을 맞았다. 이후 약사로 살아가는 사명감, 의무, 재미 등 많은 것들이 사려졌다는 것이 노 약사의 말이다.

“분업 전에는 한마디로 신이 났죠, 뭐.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직업이고 사람들이 알아 주기도 하니까. 하지만 지금은 간섭과 규제가 많고, 사실 의사와 병원에 종속적인 관계로 변해 약사들이 많이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만큼 상대적으로 약국을 ‘경영’ 한다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죠. 보람보다는 약국을 잘 꾸려서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가끔 처음 약국을 통해 연을 맺었던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지금 약국에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또, 노 약사는 당시 약국에 미련이 들 때마다 한 번씩 그곳을 방문하고 고향을 찾는 듯 한 기분을 맛보기도 한단다.

<노 약사의 남다른 한약 사랑>

노약사는 이러한 아쉬움을 한약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한다. 본래 대학시절부터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아 ‘대학’, ‘논어’, ‘주역’ 등 사서삼경을 다루는 수업이라면 발품을 팔아 쫓아 다녔다. 이러한 흥미가 약국을 열고나서도 이어져 노 학사는 본격적으로 한약공부에 매진했다.

“약사회에서 여는 강좌, 개인적인 공부를 통해 한약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일전에 중국을 오가며 중의사 자격증도 땄습니다. 아직까지 일 년에 한 두 번 연수를 겸해 중국을 찾기도 하죠.”

노 약사는 나아가 이러한 한약에 대한 관심 발전시켜 국내의 실정에 맞춰 ‘한국화’시키는 연구를 거듭했다. 이때 태어난 단어가 바로 고향 향(鄕)자를 쓴 향약(鄕藥).

“한방의 기본적인 사상은 중국에서 온 게 맞지만 선조 때부터 이 요법을 한국적 특성에 맞게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뜻으로 20년 전쯤 동문과 약사 지인들 중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한국약사향약연구회’를 만들었죠. 함께 모여 ‘동의보감’, ‘동의수세보원’ 등 한국적 한약을 집대성한 책들을 함께 읽고 연구하곤 했습니다.”

<환자별 다양한 접근이 한약 매력>

노 약사가 말하는 한약의 우수성은 바로 환자의 체질에 따라 질병 치유를 위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 즉, 환자의 상태와 체질에 따라 ‘맞춤형 투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이 약국에 왔을 때 양약이라면 줄 수 있는 것이 한정돼 있고, 약마다의 특이성과 차별성이 거의 없습니다. 한약의 경우 여러 재료를 조합하고 환자의 체질에 따라 효과가 뛰어난 약이 따로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점차 생활방식 서구화되고 여러 한약재가 생산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심해 나날이 한약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노약사의 설명이다.

실제 노 약사의 약국 한쪽 벽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었던 한약장은 몇 년 사이 1/3로 줄었다. 이젠 그 자리를 나날이 종류가 늘어나는 전문약이 차지하고 있다.

“한방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감초’는 우리나라에선 나지도 않고 중국산은 질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중국산 한약재의 우수성을 따로 설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따져보지도 않고 한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나아가 약사들이 의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한약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것도 약국 한약이 날이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 노약사의 설명이다.

시간이 날 때면 참선과 명상, 요가를 통해 마음을 다 잡는다는 노 약사. 30대 후반에 중국 철학을 공부하다 일흔이 넘었지만 늘 꼿꼿한 모습의 노스승을 보고 감화돼 이후부터 쭉 정신수양에 관심을 가져왔단다.

“약국을 보며 시간이 날 때마다 수련원 같은 한적한 장소를 찾아 요가나 참선에 매진했습니다. 요가의 이런저런 자세를 취하다 보면 어떤 ‘끌림’이 느껴지는 것이 있죠. 처음에는 불편하게 여겨졌던 동작이지만 자주 취하고 잠깐의 고통을 참으면 그 안에서 평안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죠. 남들이 본다면 ‘저 불편한 동작을 왜 하나?’ 싶겠지만 당사자는 그 안에서 너무 편안한 거죠.”<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양우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터뷰
상품명은 믿음, 그러나 성분명은 ‘과학’

상품명은 믿음, 그러나 성분명은 ‘과학’

김예지 약학박사 약력연세대 약학대학 객원교수서초구약사회 약학부회장헬스조선 자문약사대한약...
약대생.의대생 모두 성분명으로 ‘학습’

약대생.의대생 모두 성분명으로 ‘학습’

여인준 전국약대 학생협회 회장에게 최근 이슈인 약배달과 20년 넘은 이슈인 성분명조제 ...
가장 많이 본 뉴스
1
진흥원, '서울 바이오·의료 국제 콘퍼런스' 개최
2
한국머크, 세계 성장의 날 기념 캠페인 진행
3
건기식협, 'KHSA TV' 개설
4
동국제약, 심부전·잇몸병, 연관성 연구 소개
5
성남시약, 온라인 연수교육 일정 공개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7225)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18길 5(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 2층)  |  대표전화 : 02)2636-5727  |  팩스 : 02)2634-7097
제호 : 파마시뉴스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0172  |  등록일자 : 2006.2.13  |  발행일자 : 1993.2.22
발행인 : 이관치  |  사장·편집인·주간 : 이상우  |  청소년 보호책임자 : 이상우
Copyright © 2011 약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cw1994@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