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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후문약국 곽경순 약사“가슴으로 환자 대하면 기쁨 가득”
조성윤 기자  |  74360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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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3.23  11: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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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어수정 약사(도봉구 어약국 ․ 덕성약대76학번)가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곽경순 약사(도봉구 후문약국 ․ 덕성약대80학번)를 추천했다.

<매일 매일이 행복한 붕어빵 약사>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은 매일 극장으로 출근을 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발레연습을 하며 생활하는 반복되는 하루가 새롭거나 설레지는 않지만 매일 아침 극장 안을 들어설 때 익숙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여기 강수진 만큼이나 늘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가 특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번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곽경순 약사다. 화려하지도 않고 남다를 것 없지만 환자들과의 소소한 대화와 접촉을 통해 소박한 행복을 느낀다는 곽경순 약사의 일상으로 들어가 본다.

<특별하지만 단순한 약국경영의 노하우>

매일 아침 아홉시, 곽경순 약사의 하루가 시작된다. 곽 약사는 별 생각 없이 어머니의 권유로 약대에 입학하고 졸업을 했지만 이제는 약사라는 직업에 더 없는 만족과 자긍심을 느낀다.

약대 졸업 후 한 병원의 약제부에서 근무하다 개국을 했고 다시 기회가 생겨서 병원에 들어갔다가 의약분업 이후 병원을 나와서 지금까지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 후문의 후문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좀 더 가까이에서 끊임없이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는 인터뷰의 중간 중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가족처럼 친근하고 살갑게 대했다.

"매일 아침 아홉시에 문을 열어서 밤 열시가 되면 문을 닫습니다. 일주일 중에 일요일 하루를 쉬는데 가끔 몸이 안 좋으면 하루를 더 쉬고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약국을 쉴 때 다른 약국도 문을 닫아서 환자들이 발걸음을 돌릴까봐 걱정이 됩니다."

보통 환자를 빼앗길까봐 약국 문을 쉽게 닫지 못하는 상황과는 달리 그는 환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연세가 많으셔서 보청기를 끼고 다니시는 할머니 한분이 있었어요. 보청기 약을 갈아달라고 하시 길래 갈아드리기도 하고 말동무도 몇 번 해드렸어요. 그랬더니 오실 때마다 붕어빵을 사오시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식사를 하자고 하셔서 왜 그러냐고 여쭤봤더니 자제분들을 따라 병원을 옮기셔서 이제 못 들릴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할머니가 제가 딸처럼 느껴지셨나 봐요. 그 할머니 뿐 아니라 우리 약국 옆에 작은 붕어빵 가게가 있기 때문에 환자분들이 오고 가시면서 사다 주실 때가 많아요. 덕분에 붕어빵은 물리도록 먹었죠."

이렇듯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는 곽 약사에게 약국의 특별한 경영 노하우를 묻자 그런 거 모른다며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바로 이렇게 환자들을 내 가족처럼 가슴으로 대하는 애정 어린 태도가 약국 경영의 가장 확실한 경영 노하우가 아닐까?

<등산과 여행으로 스트레스 해소>

"몇 년 전 절친한 선배와 대관령을 넘어 설악산에 간 적이 있어요. 커피와 샌드위치를 준비해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갔죠, 그곳의 풍경은 지금도 잊혀 지지가 않아요. 봄의 색색깔이 산의 굽이굽이마다 무지갯빛으로 물들어 있었어요. 분홍, 초록, 진초록....... 가끔씩 그 때를 떠올리면 마음이 환해집니다."

단 몇 일간의 여행으로 1년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는 곽 약사는 등산도 여행만큼이나 즐긴다.

"누구나 그렇듯이 사는 게 힘들게 느껴지는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땐 산으로 올라갑니다. 아무생각 없이 올라가다 보면 몸이 지치고 힘들지만 내려오면 생각이 정리가 돼요."

봄물이 오른 들판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걸 보면 저절로 미소 짓게 된다는 곽약사의 감성은 아직도 소녀 같다.

또 약사회의 활동도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도봉․강북구약사회에서 약학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본인의 몫을 다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일한다.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니까 말도 잘 통하고 약국 문을 닫은 밤 열시가 넘어서 가끔 모여서 웃고 떠들고 할 때 하루 피로가 풀리곤 하죠."

병원과 약국을 각 두 차례나 오간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인 권 약사에게 병원근무와 약국근무의 차이를 묻자, "어느 곳이 더 좋다고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을 정도로 각각의 장점이 있어요. 병원에 있을 땐 배우는 기쁨이 컸어요. 그리고 약국을 개국 했을 땐 환자들과의 친밀도가 높아서 좋았고요. 병원이 질병과의 대화라면 약국은 환자와의 대화라고 할까요? 하지만 약국 근무를 하다 보니 환자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지금 이 생활이 참 좋습니다."

누가 약사는 4평 반짜리 인생이라고 했던가. 곽 약사는 약국 안에서 그리고 약국을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로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본인에게 오는 환자를 대할 때 다른 약사가 알고 있는 것을 본인이 모르면 환자가 불이익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지금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곽경순 약사. 그녀에게서는 환자와 약사의 사이를 뛰어넘어서 가족애가 느껴지는 잔잔한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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