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의 주인공 동아제약 연구소 천연물팀장 손미원 박사가 2000년말 신입 연구원으로 입사해 5년간 동고동락했던 정미영 약사에게 릴레이 바통을 넘겼다.






● 8년간 제약회사 근무 후 이제 개국 6개월
인생을 살아가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어느 샌가 타성에 젖어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때면 누구나 한번쯤 ‘초심’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된다. 그러면서 처음 시작했을 때의 열정과 마음가짐을 어느 사이엔가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곤 한다.

정미영 약사(덕성약대 95학번)의 휴대전화 바탕화면에는 ‘처음처럼만’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정 약사는 “어떤 일을 결심하고도 ‘작심삼일’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교 때 처음 산 휴대전화부터 ‘처음처럼만’이라는 글귀를 입력했고, 지금도 수시로 보고 있다”며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의문이 들 때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처럼 지금 이 생활에 혼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처한 상황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다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이 찾아지곤 한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화학과 생물을 좋아해 대학원에 진학해 생화학을 전공하게 됐다는 정 약사는 대학원 시절 실험실 생활이 적성에 맞았고, 첫 진로로 연구소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약사에게 2000년 말 시작한 연구소 생활은 인간관계와 일적인 면에서는 즐거움을 안겨주었지만 육체적인 고통이라는 짐을 함께 지워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몸에 알러지가 생겨 몹시 고생한 적이 있어요. 이후에는 별 다른 문제가 없었어요. 대학원 시절에도 세포배양실험 정도만 해서인지 몸에 이상이 없었죠. 하지만 연구소에서 동물실험을 하면서 다시 알러지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결국 고통을 참기 힘들어 임상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어요.”

알러지 때문에 부서를 옮길 수밖에 없었지만 정 약사에게 첫 직장인 연구소는 고향 같은 존재였고, 특히 손미원 박사는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연구소가 사회생활에 있어 출발점이었다면 일적인 면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임상팀 생활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았다는 정 약사.

“연구소에서는 안에 있는 사람들을 주로 만나게 되는데, 임상팀에서는 다른 부서뿐만 아니라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재밌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약국을 운영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다시한번 직장생활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둔 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씩 꿈속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저를 보기도 합니다.”

정미영 약사는 덕성약대 대학원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후 동아제약 연구소를 거쳐 동아제약 임상팀까지 8년간의 직장생활을 한 뒤 지난해 7월 서울시 중랑구에 소재한 대형마트 내에서 원플러스약국을 개국했다. 약국생활로는 초보인 셈이다.

● "처음처럼 현재에 충실하면 즐거움도 찾아져요"
정 약사는 약국을 개국하면서 스스로 원칙을 세웠다. 고객에게 친절하자는 것이 그것.

“마트 내에 약국이 있다보니 고객들이 앉을 의자가 없잖아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약국을 찾는 할머니 중에는 매대 안쪽에 놓인 의자에 앉으시기도 하더라구요. 이제 반년 정도 지났을 뿐이지만 할머니한테는 손녀처럼 대하고, 아기 엄마에게는 같은 엄마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기도 하면서 서로간에 정이 많이 붙은 것 같아요. 특히 아픈 사람들은 떼를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더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하죠.”

초보 개국약사인 정 약사는 매일매일 지금 상황에 충실하자고 다짐한다.
더욱이 그에겐 약사인 남편과 시아버지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매 순간 내가 놓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약국 일이 최선을 다해야 할 분야가 됐죠. 더욱이 약사인 시아버지와 남편이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약국 일에 대해선 아직 초보티를 다 벗지 못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거예요. 노력한 만큼 성과도 생길 거라고 믿어요.”<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