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고운세상코스메틱의 홍성제 대표이사(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가 TDDS 기반의 의약품을 생산·개발하는 아이큐어 최영권 대표이사(서울대학교 약학대학)를 추천했다.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우리를 막아주는 피부. 피부가 없다면 한줌의 햇볕도 세균 하나도 우리에겐 크나 큰 독이 될 것이다. 우리 몸으로 다가오는 침입물질을 ‘일단’ 막아 내는 것이 피부의 본질적인 기능. 하지만 이러한 피부의 본능을 역행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여러 생활 의약품을 만들어 내는 곳이 있다. 아이큐어 최영권 대표는 피부는 부작용을 방지하고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는 훌륭한 약물 전달 체계라고 말한다.

<학업의 열정으로 출발한 모험(Venture)>

아이큐어는 전형적인 벤처회사이다. 가짓수와 분류를 헤아릴 수 없는 의약품 시장에서 오직 패치 기반의 제품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성과 뚝심은 최 대표의 학문적인 관심에서 비롯됐다. “약대 재학시절부터 약물 자체보다는 약물이 체내에 전달되는 방식에 보다 관심이 갔습니다. 특히 ‘피부’라는 매체는 여러 선진국에 비해 연구도 많이 부족했고 당시에 제품화 된 것도 키미테 정도가 전부였죠.”

이러한 관심을 발전시켜 서울대 약학대학원 석사 과정에 들어서면서부터 전공분야를 DDS(Drug Delivery System)로 정하고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학교에선 DDS를 실현하는 데 떼놓을 수 없는 고분자학에 대한 커리큘럼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석사과정을 마친 후 87년 KIST 연구원으로 들어가 고분자학에 관한 여러 실험과 연구에 참여하며 학문적 근간을 닦았다. 이후 미국 유타대학의 박사과정, 삼양사 의약연구소 수석 연구원 등을 거치며 어느덧 최 대표는 시장 미개척 분야인 DDS를 기반으로 한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품게 됐다.

“당시는 뜨겁게 불던 벤처바람이 서서히 잦아 들 무렵이었습니다. 처음엔 과연 내 아이템이 성공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되더군요. 하지만 오랜 세월 공부해오면서 나름 데로 발전시켜온 아이디어를 그냥 썩히기는 아까웠습니다. 또, 무수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한 신약개발 보다는 독창적인 아이디어, 세심한 손재주 등이 즉각 효과가 발휘되는 분야라 굳게 마음먹고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유수 제약사에 기술 공급···올해부턴 자사 브랜드로 약국 공략>

2000년 5월 일진그룹의 투자로 첫 문을 연 아이큐어는 최 대표가 오랜 시간 연구를 거듭해 온 경피약물전달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당시 아이큐어가 보유한 기술력은 독보적인 것이라 창립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대웅, 동아, 녹십자 등 유수의 제약사와 기술공급 및 제품생산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아이큐어는 2002년 엔프라니와 피부노화방지패치 생산·개발 제휴를 맺은 것을 시작으로 화장품과 의약외품에 이르기까지 제품 영역을 확대시켰다.

나아가 복지부, 산자부 등에서 의뢰한 국가 연구용역 수행, 치아미백, 천식치료, 비타민D의 경피흡수와 관련된 다양한 특허 등록으로 ‘패치=아이큐어’라는 공식을 업계 안팎에 각인시켰다. 이처럼 초기 투자비용의 수배에 이르도록 회사가 커왔음에도 최 대표가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어 보였다.

“우리의 기술력으로 만든 제품이 많이 알려졌는데도 ODM으로 생산된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2006년 자체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안성에 준공해 KGMP 인증을 무사히 마쳤고 이제는 기술공급 업체에서 한발 짝 나아가 아이큐어의 이름을 내건 우수한 제품을 본격 생산해 나갈 예정입니다.”

몇 년의 준비 끝에 아이큐어는 올 초부터 패치 형태의 치아미백제 ‘루미니’, 피부마취제 ‘아네스타’, 아토피치료제 ‘아토-피 하이드로젤 패취’ 등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이렇듯 특화된 품목으로 향후 경영방침을 약국 등을 통해 보다 대중 속 깊이 파고드는 방향으로 전환할 생각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최 대표는 올 상반기 경험 많은 마케팅·영업이사를 아이큐어의 새 식구로 맞았다.

또한 그는 최근 인도, 러시아 등에서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기술이전계약을 밑그림 삼아 향후 4~5년 사이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을 외화로 벌어들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유일의 패치제 전문 회사 아이큐어. 그러한 고집만큼 최 대표의 목표도 한결 같다.

“사실 DDS도 기능별, 효능별로 종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한 회사가 그중 하나에만 집중해 성공시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아이큐어는 지금까지 피부를 매개로 한(transdermal) 분야에만 집중해 왔고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더욱 독보적인 존재로 커나갈 것입니다. 또, 40명 남짓의 작은 회사지만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모든 임직원들이 가족처럼 똘똘뭉쳐 나아가는 회사가 됐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