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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콜레스테롤과 질병판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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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6.09  09: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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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레이모이니헌과 앨런커셀스가 쓴 ‘질병판매학’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이 책은 의학전문기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홍혜걸 의학박사가 번역한 책이기도 하다. 그 책에서 발췌한 내용을 중심으로 적어본다.

콜레스테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와 달리 콜레스테롤 자체는 치명적인 적이 아니라 우리 몸을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로 생명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물론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초래할 위험 인자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가 있긴 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장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 수많은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영국의 에브라함 같은 전문가는 스타틴계열의 새로운 콜레스테롤 저하제가 이미 심장 질환을 겪은 사람에게 효과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 약들은 현재 맥주나 탄산음료 몇몇 브랜드에 필적할 만한 매출 증가를 뽐내고 있다.

하지만 심장병 환자가 아닌 건강한 대다수의 사람이 심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용상 더 효과적이면서도 비용이 적게 들고, 보다 안전한 방법을 써야 한다. 식사 습관을 개선하고 운동량을 늘리며 금연하는 것인데, 이는 가장 확실한 그리고 가장 잘 알려진 방법들이다.

에브라함은 콜레스테롤만 초점이 집중되는 것은 오히려 진정한 예방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다고 공감하는 많은 연구자 중 한 사람이다. 실제로 이미 스타틴 계열 약물 중 하나인 바이엘의 베이콜이 여러 건의 죽음과 연관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가장 새로운 종류의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 또한 매우 드물지만 근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과 신부전증 때문에 회수하라는 요청에 직면해 있다.

콜레스테롤과 질병 산업

아직까지도 높은 콜레스테롤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약을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 조언하는 의사들이 동시에 이러한 약품을 만드는 회사로부터 일정한 보수를 받으며 학회에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명백한 증례도 있다.

콜레스테롤만이 아니다. 가이드라인 조정자와 제약회사 간 연계는 의사와 제약회사간의 폭넓은 유착 관계에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의사의 각종 업무, 의학 교육, 그리고 과학적 연구에 대한 제약 회사의 영향력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널리 퍼져있다. 단지 의사들이 약을 처방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높은 콜레스테롤’같은 증상의 진단 기준이 정의되고 확산되는 데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기까지 의사와 제약 회사 간 유착은 이제 한 연구자가 노골적으로 말한 것 처럼 ‘살기 위한 방편’이 됐다.

현재 미국에서는 의사 재교육 과정에 모두 10억 달러가 소요되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자금이 제약 회사로부터 직접 흘러 들어간다. 의사들은 해당 약 제조사들에 의해 후원되는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약을 처방할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약을 복용해야 되는지에 대해 교육받고 있는 것이다. 교육 후에는 과학적 연구가 뒤따른다.

지금 미국에서는 의학 연구자의 60%로 추정되는 인원이 사적인 출처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데, 그 출처가 주로 제약회사이다. 어떤 분야에서는 우울증 치료제 임상 시험에서처럼 이러한 현상이 100%에 가깝다.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에 대한 거의 모든 임상시험이 공공 또는 비영리적 연구기관보다는 그 치료약의 제조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시행된다.

그리고 이들 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는 매년 제약 회사에 의해 후원되는 30만개 이상의 과학 관련 학회나 행사 및 회의에서 논의되고 유포되며 종종 미국심장협과 같은 의학 단체에 의해 발표되는데. 이들 단체 자체가 부분적으로 제약 회사의 후원을 받는 곳들이다.

이러한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존재가 소위 ‘오피니언 리더급’ 의사들이다. 그들은 주로 미국 내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연구를 지휘하고 학회에서 그들의 동료들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제약 회사 광고 문구로 그들의 동료들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제약 회사 광고 문구를 학술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들을 의학 저널에 발표한다.

오피니언 리더급 의사들 중 많은 수가 유명 학술 기구나 단체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동시에 조언자 내지 유급 연설자로서 제약 회사 급료 지불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콜레스테롤 분야에서 이러한 오피니언 리더급 의사중 한 사람이 바로 브라이언 부루어 박사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저하제 크레스토의 출시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심장협회 세미나에서 이 논란의 여지가 많은 약을 매우 긍정적으로 묘사하며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강변했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또 다른 생각

콜레스테롤에 대한 두려움은 미국 북동부 버몬트 주 한적한 산골에서 진료하고 있는 의사 리사 슈워츠 박사의 마음도 동요시킨다.

“환자들은 콜레스테롤에 대해 많이 걱정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수는 자연히 자신들의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해 정확한 검사를 받고 싶어합니다.”

슈워츠 박사는 자신의 환자들에게 콜레스테롤은 미래에 그들이 심장 질환과 뇌졸중에 걸릴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는 많은 위험 요소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 안심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녀의 남편 스티브 올로신 박사도 그의 환자 다수에게서 그와 비슷한 걱정과 마주치는데 그 또한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이 질환이라기보다 하나의 위험 요소일 뿐이라는 데 동의한다.

“나는 이것을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다른 위험 요인들과 연계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흡연자라면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보다 담배를 끊는 것입니다.”

이곳 재생군인병원에 기반을 둔 슈위츠와 올로신 박사는 이미 심장 질환을 겪은 사람이나 미래에 질환을 가지게 될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들에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의 사용을 지지한다.

하지만 위험 요인이 적거나 현재 건강한 사람들이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뿐더러 알려지지 않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해 불필요하게 강박관념을 갖는 것 자체가 많은 사람에게 필요 없는 걱정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트머스 의대에서 가치분석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한 이들 부부는 콜레스테롤의 최신 정의를 내린 사람들 대다수와는 다르게 제약 회사와 재정적으로 연계되지 않았다. 연방정부 병원 의사들처럼 그들은 제약 회사 판촉 사원을 전혀 본 적이 없으며, 제약 회사가 후원하는 연설 제의 또한 거절했다.

그들의 가장 최근 기획 중 하나는 공식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계몽하는 것이다. 그 가이드라인은 4,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복용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이들 부부는 현재 1,000만명 이상이 그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치료받지 않는’ 3,000만명 중에서도 약으로부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약이 없이도, 이를테면 금연 같은 방법으로 쉽게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믿는다.

“과잉치료도 걱정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그러나 낮은 수준의 위험에 놓인 수많은 사람을 치료한답시고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보다 실제 약으로부터 가장 큰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 대한 그들의 조사는 많은 종류의 흔한 질환들의 정의가 어떻게 확장돼 왔으며, 약과 다른 치료법을 처방받을 가능성이 큰 잠재적 환자의 범위가 결과적으로 어떻게 확대돼 왔는지에 관한 고민의 일부분이다.

슈워츠와 올로신에게 콜레스테롤은 그들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보는 각종 악순환의 가장 중요한 예시일 뿐이다. “이것은 모든 사람을 환자로 만들려는 음모입니다”라고 슈워츠는 말한다. “그리고 이 추세는 범세계적이죠” 올로신이 덧붙인다.

현재 문제는 심장병, 뇌졸중 그리고 돌연사를 감소시키기 위한 효과적 방법을 찾는 것이지 콜레스트롤 수치가 아니다. 약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임의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들에게 그 약은 효과가 없을 수 있으며 낭비이고 나아가 해로울 수도 있다.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저하제에 관한 모든 임상 시험에 대해 엄격하게 독립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약이 이전에 어떤 심장 질환도 겪어본 경험이 없는 건강한 여성에게 도움을 준다는 타당한 증거는 없다. 서프보드 광고에 나온 건강해 보이는 여성에겐 해당 사항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미 어떠한 유형이든 심장병을 경험한 여성에게는 이 약이 5년 또는 그 이상 동안 심장병 발생률을 18%에서 14%로 낮추면서 미래의 심장병 발생 위험을 소폭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비록 심장병 발생률은 떨어뜨리지만 여성의 돌연사 가능성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타당한 증거 역시 없다.

남성에게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이미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높은 위험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이 약은 미래의 질병과 돌연사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영국의 저명한 의학 잡지 ‘란셋’에 따르면 대규모 역학 조사 결과 심장병을 가진 사람들이 5년간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한 경우 사망 가능성을 대략 15%에서 13%로 미래에 심장마비와 뇌졸중에 걸릴 확률도 25%에서 20%로 감소시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전에 심장 질환을 경험하지 않은 대다수 남성에게서의 효능은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이 그룹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에는 다른 시각들이 있는데 어떤 과학자들은 중요한 효능이 많다고 주장하고, 하버드 대학의 에이브람슨 같은 학자들은 어떠한 연구에서도 이 약이 심장병 발생률이나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타당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증거에 대한 최근의 재검토는 어떠한 심장 질환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 이 약은 임상적으로 거의 무의미한 작은 개선을 제공한다고 제시했다. 즉 요약하면 건강한 많은 남성과 여성에게 이 약들이 돌연사를 방지하는 데 의미있게 공헌할 수 있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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