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시야 가질 수 있는 공직에 자부심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이정수 약사(효성여대․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보건소)가 이번 인터뷰 대상자로 김호동 사무관(영남대 90학번, 약학박사, 식약청 의약품안전국 의약품품질과 약무사무관)을 추천했다. 두 사람은 김호동 사무관이 마약관리과에서 마약배정 업무를 당당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식약청에서 GMP 업무를 담당하는 김호동 사무관(영남대 90학번․약학박사)은 “우리나라 제약업체의 GMP 수준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15년동안 공직약사로서 한 우물을 파오면서 그간 우리나라 제약업체들의 GMP 시설의 발전상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가능한 대답이다.

김 사무관은 “지난 10여년동안 우리나라의 GMP 시설은 선진 외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동등한 수준으로 발전해왔다”며 “원료의약품 DMF 기준 실사와 올 초부터 외국제품 수입시 품목별 사전GMP 관리제도가 의무화 된 후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을 다녀오면서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GMP 수준이 동등한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도입된 밸리데이션의 경우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진행된다면 국내 제약업계의 위상이 외국으로부터 인정받아 제품 수출이 활성화되는 호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의 GMP 수준이 선진 외국과 동등하다고 거침없이 주장하는 김호동 사무관의 요즘 취미 아닌 취미생활은 제약사별 GMP와 밸리데이션 교육. 외국의 잘된 밸리데이션 사례를 연구하며 우리나라 제약사에 전파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1994년 보사부시절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참사로 시작해 서울청과 대구청, 경인청을 거쳐 의약품안전과, 마약관리과, 의약품품질과 등 15년동안 식약청에 몸담고 있는 김 사무관의 공직 입문 배경은 학교 선배의 권유 때문. 당시 ‘4평짜리 세상’으로 불리던 비좁은 약국을 벗어나 미국의 FDA 개념의 보사부 약정국에서 제도의 입안 등을 통해 세상을 넓게 보며 공직약사의 자긍심을 느껴보라는 제안이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김 사무관이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정신 없던 시절로 생각하는 것은 의약분업 이후 생물학적동등성 시험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지난 2003년경이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약품 동등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의료계에서 대체조제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 사무관은 매 주 몇 개의 생동성시험이 진행됐는지 살피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됐다. 국정감사라도 열리면 3일전부터 자료 준비 등으로 집에 가지 못했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자긍심으로 살았다고 말한다.

김호동 사무관은 “제약회사도 생동성 시험을 거치면 보험약가를 오리지널 약가의 80%를 주기 때문에 제도를 빨리 도입하려다 보니 데이터를 산출하는데 공을 들였으나 사회적 인프라는 부족했던 시기였다”며 “실험기관에 대한 품목별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등 인프라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을 펴는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생동성은 의약품 동등성을 입증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며 “생동성의 방법을 다양화해 동등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술적인 툴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항암제의 경우 인체를 통한 입증이 어려우므로 다른 방법이 있는데 기존의 인체 실험만을 고수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는 것. 인체 실험 등 윤리적인 문제를 고려해 비교용출 등 이화학적 입증으로 충분한 제품이 있다면 그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이 생동성 시험에 정성을 들였던 김 사무관의 박사학위 논문도 생동성시험과 관련된 것이다.

김호동 사무관은 예비 약사들에게 시야를 넓게 떠 공직과 제약업계에 도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주문한다. 한 제약사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까지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식약청과 같은 공직약사의 경우 국내 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만큼 재직 중인 선배 약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미래의 진로 탐색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