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윤선희(숙명약대 88학번·경기도 부천시 부부약국) 약사는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조웅상(중앙대 89학번·경기도 부천시 로얄약국) 약사를 추천했다. 윤 약사는 조 약사를 가리켜 부천시약사회의 명물, 용(龍)밴드의 멤버로 활약하는 둘도 없는 약사동지라고 소개했다.

“빰빰빰~ 빰빰빠밤~ 빰빰빰 빠 빠~”

어둠이 짙게 깔린 밤. 적막함이 감도는 부천시약사회관의 현관문 틈새로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의 합주가 어우러진 경쾌한 음률이 흘러나온다.

귓전에 멤 도는 음을 따라 홀린 듯 찾아 들어간 곳에서 부천시약사회 그룹사운드 ‘용(龍)밴드’의 드러머 조웅상 약사(중앙대 89학번·경기도 부천시 로얄약국)를 만났다.

6월의 마지막 날 본 그는 며칠 뒤에 있을 부천시약사회 자선 호프의 밤 공연 연습에 한창이었다. 용밴드의 여섯 멤버들은 전설적인 그룹사운드 이글스의 ‘호텔 켈리포니아’를 시작으로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을 연주해 나갔다. 이렇게 연습한 곡들은 공연전 완성도, 무대 사이즈, 시간대, 관객층에 따라 추려진다. 또 멤버들의 의견을 모아 공연 레퍼토리를 짠다.

용밴드는 2년전, 보컬을 맡은 최용희 약사의 ‘용’자와 밴드 결성 당시 후원자를 자청한 최용길 약사의 ‘용’자를 따서 결성됐다. 모두 약국을 생업으로 하고 있는 약사밴드인 관계로 시간 내기가 수월치 않아 매주 월요일을 연습하는 날로 정했다고 한다.

아마추어에다 연습은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하지만 이들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조 약사는 연습 횟수만 따지면 부족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밴드 구성원 모두 학창시절부터 음악과 조우하며 끼를 발산하던 이들이라 호흡을 맞추기가 수월한 편이라 말했다.

조 약사의 음악인생도 까까머리 학창시절 처음 시작됐다.

“중학교 2학년 때인가? 친형이 에릭클립튼의 원더풀 투나잇을 들려줬어요. 그 음악을 듣는데 가슴에서 깊은 파도가 일었죠. 그때부터였어요. 제 인생에 음악이 들어온건…”

처음에는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음악이지만 점점 연주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일렉트릭 기타를 배웠다. 그 매력에 빠져 ‘기타리스트’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약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약대는 조 약사가 못 다한 꿈을 이룰 기회를 제공해줬다. 중앙 약대 그룹사운드 진생라딕스(일명 인삼뿌리)의 멤버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조 약사는 이곳에서 기타리스트가 아닌 드러머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드럼과 기타를 아우르는 그는 요즘 보컬에도 도전하고 있다. 단지 한 곡정도 부르는 거라며 쑥스러워 했지만, 호텔 캘리포니아를 열창하는 그의 목소리가 실력을 증명해 준다.

그는 우스갯소리 조금 보태 여든까지 음악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하는 것만큼 짜릿한 게 또 있을까 싶어요. 음악적으로 조금 더 성숙해지면 소극장을 빌려 용밴드의 이름을 건 단독 정기 공연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