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안준민(성균약대 89학번 · 강원도 원주시 신림약국) 약사는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최용희(삼육약대 87학번 · 경기도 부천시 광장기준약국) 약사를 추천했다. 안 약사와 최 약사는 2년 전 원주시에서 열린 약사축구대회에서 맺은 인연으로 지역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부천 팜 유나이티드’축구팀 이끄는 열혈약사

제 각기 흩어져 있는 수많은 모래알은 시멘트라는 접착제를 만나야 비로소 그 형태를 갖출 수 있다. 최용희(삼육약대 87학번·경기도약 한약정책이사·부천시 광장기준약국) 약사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약사들을 한데 모으는 접착제로 축구를 선택했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좋아하는 운동을 취미로 즐기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최 약사가 축구를 활용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약사들은 독립적인 공간에서 나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이런 환경적 특성상 총회나 연수교육에서 만나면 서로 어색해 하는 게 많더라고요. 특히 젊은 약사 일수록 더 그랬죠. 축구를 통해 좀 더 하나가 되는 약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그의 아쉬움이 축구를 통해 채워져 가기 시작한 게 어느덧 3년째다. 쑥스러움을 떨치고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20여명의 선수를 갖춘 아마추어 팀으로 거듭났다.

최 약사가 만든 팀은 부천 ‘pharm 유나이티드’.

그가 맡은 포지션은 팀 전체를 조율하고 아울러야 하는 감독이다. 레알마드리드의 슈스터 감독처럼 패싱 연결이 정확하고 허리가 강한 축구를 구사 하는게 그의 지도 스타일이라고.
좀처럼 짬을 내기 어려운 업무환경 탓에 훈련은 주로 일주일에 두 번, 새벽시간을 이용한다.

요즘 최 약사는 11월에 열릴 제1회전국약사축구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아직 축구동호회가 전국적 조직망을 갖추진 못했지만 이렇게 한 단계씩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단순히 축구만 즐기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축구를 통해 친목을 쌓고, 그 친목이 모여 약사회의 화합을 이끌어 내죠. 스터디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런 어울림과 화합, 임상공부 등을 이끌어 내니 일거삼득 이죠.(웃음)”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가 삶의 모토인 최 약사의 다음 목표는 약국한방의 일원화다.

평소 한약에 관심이 많은 그는 점점 약국한방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이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몸의 기능별로 세세히 분류돼 병증에 쓰이는 양약과 달리 한약은 몸 전체의 허·실을 따집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너무 많은 학파로 나뉘어 있어 보는 관점이 다르죠. 각 학파가 내세우는 학설의 이점만을 한데 모아 약사들이 보다 손쉽게 한약을 다룰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는 특히 체계적 기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한약 교육의 일원화를 통해 약국한약의 매뉴얼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다른 분야에서 약사사회의 이음새 역할을 하기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발걸음이 힘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