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개발업무 외길 걸어온 전문가

지난 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장규열 한림제약 상무는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김진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상무이사(개발부)를 추천했다. 장 상무와 김 상무는 한림제약에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좋은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장 상무는 김 상무를 가리켜 대단히 유능한 약업계의 인재라고 소개했다.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순간순간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저는 ‘꿈은 이뤄진다’는 말을 믿습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단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도 분명하지요. 알게 모르게 다가오는 기회를 모르고 흘려보내기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김진영 상무는 경희대약대를 졸업하고 한일약품 개발부에 입사한 이래 3년간의 뉴질랜드 유학 시절을 제외하고는 22년을 한결같이 개발업무 외길에 종사했다. 가히 의약품 개발 전문가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경력이다.

몇 번이고 “아직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다”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던 김 상무는 기자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 결국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아직 전문가라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최소한 30년 정도는 근무해야 개발업무에 대해 ‘좀 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내 겸손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업무에 평생을 바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졸업하면 당연히 약국을 개업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고 그 전에 제약사에서 영업을 하면서 경험을 키워보고자 한일약품에 지원서를 냈는데 개발부 발령이 나면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이다.

김 상무의 이력 중 독특한 점은 직장생활 도중에 뉴질랜드에서 MBA과정을 이수한 점이다.

“어떤 일을 하든 영어와 일어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더 늦으면 다시는 기회가 안 올 것 같아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학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 때까지 번 돈 다 쓰고 돌아왔습니다.(웃음)”

그는 하나하나의 과목을 배우면서 얻은 지식보다 MBA를 수료해온 과정 자체가 지금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어떻게든 견뎌가며 수료한 것이 결국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져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한창 자라나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가족과 온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행복했다”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신약 및 신제품 개발이다. 그는 “향후 5년이면 업계 판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사회가 선진국화되면서 질환도 치매, 당뇨, 정신병 등 선진국형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제품을 보다 많이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집중의 시대가 온 것 같다”며 “기업이든 개인이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매진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 후에는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쌓아 온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30년 이상 해 온 일이 저 혼자만으로 끝난다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요”라며 깨끗한 미소와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