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인 경희대학교 정세영 교수는 다음 인터뷰 대상자로 성균관대약학부 학부장으로 재직 중인 정규혁 교수를 추천했다.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만나게 됐다는 정세영 교수와 정규혁 교수는 연구하고 있는 학문에 대한 열의와 애정도 깊었고 동료 학자로서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남달랐다.

독성·분석학 아우르는 위생약학 권위자
“세계수준의 학교를 만들고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려면 시간이 부족해 더 열심히 매진해야 한다”며 목표를 굳게 다지고 있는 그는 현재 성대약학부 학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동시에 임상약학대학원 환경산업보건학과 원장이기도 한 그는 학생들에게 위생약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베테랑 약학부 교수다.

성대약대를 지난 77년에 입학한 정 교수는 81년 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약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이수했다. 이후 2000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보건연구관 직을 맡아 특수약품(약·독물) 분석을 했으며 일하는 도중 미국 루지애나 주립대학에 초빙연구원으로 갔다.

미국에 있으면서 그가 한 연구는 환경독성학 연구이며 이는 환경물질이 환경 내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인간을 비롯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당시 그가 쓴 논문은 10편 정도이며 그 중 하나가 ‘아트라진’에 관한 연구논문이다. 이 논문은 농약 중 하나로 내분비계 장애 물질인 아트라진이 환경 중에 분해되는 과정과 그 독성이 주는 영향에 관한 연구다.

석사학위 때 환경분야연구와 박사학위 때 독성학 연구, 국과수에서 맡은 분석 업무는 정 교수에게 독성학과 분석학을 접목시켜준 과정이었다. 따라서 어느새 독성과 그에 관한 분석연구는 정 교수의 특기가 됐으며 그것이 잘 드러난 논문이 도시미세물질의 발암성 평가 논문과 바이오 평가 기법을 이용한 내분비계 장애 작용 평가 논문이다.

주로 국가관련 연구 과제를 많이 했던 그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독성분야 연구를 하고 있으며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내분비계 장애물질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연구는 장애물질이 인체를 포함한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주며 그 원인을 추적해 어떤 메커니즘으로 영향이 일어나는지를 분석한다. 또 메카니즘을 알기 위한 시험법을 연구하며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

그가 지금 담당하고 있는 위생약학 분야는 질병예방의 방법을 알려주는 학문으로 질병은 크게 식품과 환경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데 그가 관심을 더 크게 갖고 있는 것은 환경 쪽이다. 약사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질환 등도 모두 환경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들이다. 정 교수는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더욱 질병예방 측면이 강조되고 있어 질병예방에 관한 학문인 위생약학은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정 교수가 현재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또 하나의 과제는 약대 6년제 교육과정연구다. 전문교육과정과 실무교육과정으로 나뉘는 교육과정은 총 50여명의 교수와 실무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정 교수는 이 과정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 현재 약대 6년제 교육과정을 개발, 진행 중에 있으며 빠르면 이번 연말 공청회를 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중이며 4년제에서 6년제로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정 교수는 약대교육에 관심이 지대하다. 그는 세계수준의 약대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특화된 글로벌 인재 배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학장으로서의 다짐과 더불어 연구자로서도 내분비 장애물질에 관한 국제적 학문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